배우 이상아, 모델 겸 사업가 홍진경, 방송인 최화정, 개그맨 이용진, 양재진 진병원 원장(왼쪽부터). /사진=채널A 제공
배우 이상아, 모델 겸 사업가 홍진경, 방송인 최화정, 개그맨 이용진, 양재진 진병원 원장(왼쪽부터). /사진=채널A 제공

“남편이 에너지가 넘쳐 부부관계를 너무 많이 요구해요. 장소불문하고 23시간마다….”

결혼7년차인 개그우먼 조혜련의 동생이자 배우 조지환의 아내 박혜민씨가 지난달 31일 방송된 채널A ‘애로부부’에 출연, “형님(조혜련)네 집, 병원 앞 숙소, 주차장 등에서도 요구했다. 체격이 왜소해 남편의 요구를 다 받아주기 너무 힘들다"고 부부 고민을 토로한 발언에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애로부부'는 뜨거운 '에로'는 사라지고 웬수 같은 '애로'만 남은 부부들을 주제로 한 토크 프로그램이다. 정은하 PD는 “현실 부부의 세계는 더 막장이다. 불륜, 이혼의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3040 부부의 솔직한 고민을 털어놓는 곳이 있다면 공감과 위로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프로그램의 취지를 전했다.

과거 외도와 도박을 저지른 개그맨 김학래 때문에 공황장애를 비롯해 속앓이를 해야했던 아내 임미숙의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 실검을 장악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JTBC 예능 '1호가 될 순 없어'에서는 김학래-임미숙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1호가 될 순 없어'는 개그맨 부부 3쌍이 리얼한 결혼생활을 보여주며 개그맨 커플 중 '이혼 1호'가 탄생하지 않는 이유를 집중 탐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30일 방송된 JTBC 예능 '1호가 될 순 없어'에서는 김학래-임미숙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사진=JTBC 방송캡처
지난달 30일 방송된 JTBC 예능 '1호가 될 순 없어'에서는 김학래-임미숙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사진=JTBC 방송캡처

이날 임미숙은 계속 김학래에게 휴대전화의 패턴을 풀어달라고 요구했지만 김학래는 자신이 대신 전화를 걸어주면서 휴대폰을 주지 않았다. 임미숙은 "바람 피우고 도박하는 것도 성실하다"며 휴대폰 비밀번호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밝혔다.

김학래 휴대폰에서 '오빠 나 명품 하나 사줘'라는 메시지를 발견한 임미숙은 메시지 출처를 추궁했다. 이에 김학래는 "농담이지. 내가 그걸 사줬겠느냐"고 도리어 반박했지만 임미숙이 가지고 나온 각서 한 무더기에는 휴대폰 잠금 번호를 임미숙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결혼 1년차부터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고백한 임미숙은 "30년 동안 비행기도 못 타고, (당신이) 도박하고 바람 피우고 그러니까 내가 이 병 걸렸을 때 당신에게 이야기도 못했다. 10년 동안 사람들이 '왜 저렇게 아프냐'고 해도 당신은 알지도 못하더라. 말도 하기 싫다. 나는 가슴이 찢어져서 그런다"라고 눈물을 흘렸다.


방송 이후 네티즌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바람 피우는 사람을 텔레비전에서 보고 싶지 않다", "이런 내용을 예능의 소재, 웃기는 내용으로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 내보낸다는 게 참 안타깝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1일 카카오TV ‘페이스아이디’ 첫 번째 에피소드 ‘이효리&이상순 현실판 부부의 세계’ 편이 공개됐다. /사진=카카오 TV 캡처
지난 1일 카카오TV ‘페이스아이디’ 첫 번째 에피소드 ‘이효리&이상순 현실판 부부의 세계’ 편이 공개됐다. /사진=카카오 TV 캡처

지난 1일 카카오TV ‘페이스아이디’ 첫 번째 에피소드 ‘이효리&이상순 현실판 부부의 세계’ 편이 공개됐다. '페이스 아이디'는 스타들이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공개, 스마트폰을 통해 보는 그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신개념 모바일 라이프 리얼리티다.

이날 ‘어떤 앱을 쓰는지 보여달라’는 요구에 이효리는 배란일 체크 앱을 보며 잠시 멈칫하더니 “배란일에 가까워지면 웃고 멀어지면 운다”며 남편 이상순에게 “오늘 밤 거사를 위해서 성욕 증진 요가를 같이 해보도록 하자. 몸과 마음을 활짝 열어드리겠다”고 오픈 자세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 이상순의 휴대폰을 검사했다. 이어 “오빠는 이제 딱 걸렸어. 나한테”라며 “이제 망했다고 보면 돼. 내가 오늘 뭘 배웠는지 알아? 야동 보는 거 다 나오거든?”이라고 경고했다.


TV조선 ‘아내의 맛’에서 결혼 11개월차 박은영 전 아나운서는 스타트업 CEO 남편과의 신혼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남편이 깔끔한 성격인데 자기 몸에만 깔끔하다. 물컵도 같이 안쓴다. 코로나19 이후로 남편과 키스를 못하고 있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남편이 연애 시절에도 키스를 좋아하지 않았다며 "왜 키스를 안 하냐고 물어봤더니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개인 위생을 잘 하고 있었는지 보라는 거다. 숟가락도 국에 같이 안 담근다"고 전했다.
함소원 진화 부부 또한 갈등의 연속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TV조선 방송캡처
함소원 진화 부부 또한 갈등의 연속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TV조선 방송캡처

함소원 진화 부부 또한 갈등의 연속을 보여준다. 함소원과 진화의 부부 싸움은 맞벌이 가정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다. 자녀 양육이라는 것이 누구의 희생만이 아닌 부모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는 화두도 던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싸움에 시청자들은 피로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함소원 진화 부부는 베이비시터 고용, 금전, 둘째를 갖는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대립했기 때문. 때때로 고부 갈등도 공개됐다. 함소원 가족 에피소드에는 고성이 자주 등장했고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지켜보는 다른 패널들이 탄식하는 장면도 수도 없이 반복됐다.

기혼자들에게는 공감을, 미혼자들에게는 몰랐던 '결혼'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진솔함과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점이 부부예능의 장점이다. 하지만 지금의 방송사는 부부간의 갈등과 부부생활이라는 소재를 두고 시청률을 위해 얼마만큼 더 자극적인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경쟁하는 듯한 모습이다.

방송에 출연한 뒤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것은 제작진이 아닌 출연진의 몫이다. 한번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사화되고 평생 수치심을 안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TV조선 노윤 작가는 '신선하다'와 '너무 자극적이다'로 극명하게 갈리는 시청자들의 반응에 대해 "제작진으로서 모든 평가가 다 소중하다고 본다. 음지에 있던 부부의 문제, 성(性) 얘기를 양지로 끌어올리고 싶은 제작진의 의도를 믿고 지켜봐 달라. 우리도 19금 예능은 처음이라 부족하고 서툰 면도 있지만 모든 댓글을 다 보면서 프로그램의 방향을 조율하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