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는 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제8조 제1항 부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법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헌재는 3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제8조 제1항 부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4월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법정에 헌법재판관들이 입장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헌법재판소(헌재)가 주거침입 후 강제추행을 시도하다가 미수에 그친 사람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혔다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법률 조항은 헌법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헌재는 3일 전원 일치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제8조 제1항 부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법률 조항은 '주거침입·특수강간·장애인에 대한 강제추행범 및 미수범이 다른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번 결정은 피고인 A씨가 자신의 사건과 관련해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하면서 심판 대상에 올랐다. A씨는 지난 2018년 3월 피해자의 건조물에 침입해 강제추행을 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이 과정에서 전치 3주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청구인은 "심판 대상 조항은 강제추행 미수 과정에서 자연치유가 되는 정도의 경미한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10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는 등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무거운 형벌을 가하도록 돼 있다"며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개인의 인격을 훼손하고 사적 영역을 침해하는 주거침입과 강제추행치상 범죄의 특성상 그로 인한 피해는 보다 심각할 수 있고 가정의 파괴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해까지 입게 한 경우에는 개인적 법익 중 생명 다음으로 중요한 신체의 안전성을 해쳤다는 점에서 그 죄질과 범정이 매우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주거침입죄와 강제추행치상죄의 결합범을 무겁게 처벌하고 관련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형사정책적 고려에 따라 '주거침입강제추행치상죄'라는 새로운 범죄 구성 요건을 신설한 것은 바람직한 입법 조치"라며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법정형을 정한 것에는 나름대로 수긍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