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는 없고… 승계 대신 매각 선택한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
[CEO포커스] 새 주인 맞는 한샘… 앞으로 남은 과제는?
한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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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창걸 한샘 명예회장_ 사진제공_뉴시스 |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의 주인이 바뀌었다. 조창걸(83·사진) 한샘 명예회장이 지난 14일 자신과 특수 관계인의 보유 지분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에 매각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반기 중 본 계약이 진행되면 한샘의 대주주는 조 회장에서 IMM으로 바뀐다.
업계에선 조 회장이 승계가 아닌 매각을 추진해 온 배경 중 하나로 후계자가 없다는 점을 꼽고 있다. 조 회장은 슬하에 1남 3녀를 뒀지만 외아들이었던 고(故) 조원찬씨는 2012년 사망했다. 세 딸이 한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으나 회사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 승계가 곤란해지면서 막대한 상속세가 부담됐던 것으로 추측된다.
한샘이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과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등과 매각 논의를 진행했지만 가격 협상에 실패하며 무산됐다.
1970년 한샘을 설립한 조 회장은 국내 아파트 시장 건설 붐을 타고 부엌가구업체에서 인테리어·리모델링을 아우르는 대표 업체로 키워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후 25년 동안 한샘을 진두지휘 하다가 1994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소유·경영 분리라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국내 기업은 오너가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갑질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가족 경영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조 회장의 매각 방식이 국내 기업의 상속·승계 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동시에 그동안 사내 성폭력 사건, 대리점법 위반, 갑질, 비자금 조성 등 수많은 의혹과 논란도 있었던 만큼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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