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령 카슈미르의 한 여성이 지난 9월 7일 주택에서 코란을 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인도령 카슈미르의 한 여성이 지난 9월 7일 주택에서 코란을 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최근 인도 국가범죄기록국(NCRB)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에서는 2만2372명의 주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61명, 대략 24분마다 1명 꼴로 사망한다는 것이다.

인도 공영방송 BBC는 16일(현지시간) 인도 현지 언론이 이러한 주부들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가족 문제'나 '결혼 문제'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도하지만 실제 현지 정신과 의사들은 이들의 죽음 원인을 가정 폭력에서 찾는다고 피력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15만3052명 중 14.6%가 주부들이었다. 이들 여성 중에는 50% 이상이 주부다.

국가범죄기록국에 따르면 작년에만 이렇게 많은 인도 주부들이 자살한 것은 아니다. 이들이 자살 관련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인도에서는 매년 2만여명의 주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실제 최근 인도 정부 조사에 따르면 인도 주부의 30%가 부부간 폭력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결혼 생활이 숨 막힐 정도로 고된 일을 매일 반복하고 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우샤 베르마 스리바스타바 임상심리학자는 이와 관련해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소녀들이 18세가 되자마자 결혼하는데 아내이자 며느리가 되면 하루 종일 집에서 요리와 청소를 하고 집안일을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인도 주부들에게는 많은 제약이 주어지며 그에 따라 개인적인 자유도 거의 없다"며 "이는 절망과 실망을 줄 뿐만 아니라 고문으로까지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자살한 인도 여성 중 3분의 1이 가정폭력에 시달린 전력이 있다.


한편 인도는 전 세계적으로 자살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로 알려졌다. 인도 남성은 전 세계 자살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인도 여성은 15~39세 연령대에서 전 세계 자살의 36%를 차지한다.

그러나 정신 질환과 자살 예방에 대해 연구해온 파타레 박사는 이러한 공식 수치는 매우 과소평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자살에는 수치심과 오명이 붙어 있어서 많은 가족들이 이를 숨기려 하고 있다"며 "인도 시골에서는 부검을 하지 않으며 부자들은 지역 경찰에 의지해 자살을 우발적인 죽음으로 포장하고 있다. 또한 경찰들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인도가 자살 예방 전략을 구축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건 데이터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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