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1에 가까웠던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최근 5년간 꾸준히 떨어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100대 1에 가까웠던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최근 5년간 꾸준히 떨어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100대1에 가까웠던 9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떨어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다음달 실시되는 국가직 9급 공무원 공개채용 경쟁률이 29.2대1로 집계됐다. 최근 경쟁률은 2018년 41대1, 2019년 39대1, 2020년 37대1, 2021년 35대1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인사처는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허수 지원자가 빠지고 주로 시험에 응시하는 2030세대 인구가 감소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현직 9급 공무원이나 준비생들은 9급 공무원의 업무 과중, 적은 급여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보건직 공무원들은 업무 과중 정도가 심해졌다.


보건소에 근무하는 A씨는 "오미크론 확산이 시작될 때부터 한 달에 100시간 이상 초과근무를 했다"며 "상부는 인력 문제를 개선을 한다고 하지만 전혀 체감되지 않고 워라밸이 없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어 "본인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으면 흉기를 들고 온다고 하는 등 협박성 민원이 꽤 많다"며 "공무원이 되려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조직 문화도 9급 공무원에 발을 들이지 않는 이유로 꼽힌다. 경직된 분위기를 견딜 만큼 직업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9급 공무원을 준비하다가 포기했다는 취업준비생 B씨는 "안정성 하나만 생각했는데 조직 문화도 직장 생활의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한 일반행정직 근무자 C씨는 "막내는 일이 없어도 과장님이 퇴근하지 않으면 못 간다"며 "위에서 하라는대로만 해야 하니까 답답한 마음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9급 공무원의 업무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데 비해 대우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22년 기준 9급 공무원 1호봉의 급여는 월 168만6500원이며 지난 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43만원이다.

전문가는 공무원의 직업적 특성인 '안정성'이 젊은 세대 직업 선택에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9급 공무원이 안정적인 일자리는 맞지만 업무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경험이 공유되면서 청년 세대에게 선호도가 낮아진다는 것이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기본적으로 직업 선택이라는 것은 본인의 가치관과 연결되게 돼 있다"며 "공무원 조직이 갖는 구조적 경직성과 관료주의 같은 것들이 2030세대의 자율성, 혁신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