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주가조작 내사보고서' 유출 경찰관에 실형 구형… "공익 제보" 주장
송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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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언급된 입건 전 조사 보고서를 언론사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사진은 A씨와 변호인이 1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무상비밀누설 공판기일을 마치고 나와 입장을 밝히는 모습. /사진=뉴스1 |
16일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구자광 판사 심리로 열린 A씨(32)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1차 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그러면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된 내부 고발임을 참작해달라"고 의견을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가 2013년 작성한 내사 보고서를 2019년 10월22일과 12월5일 2차례에 걸쳐 뉴스타파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13년 도이치모터스 주식 관련 시세 조종 정황 첩보를 입수하고 경위 파악을 위해 내사에 나섰다. 당시 A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변동 및 일일거래내역, 거래량, 거래대금, 제보자의 진술 등이 담긴 내사 보고서 편집본 가운데 4쪽을 촬영해 언론사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공소사실에 대해 A씨 측 변호인은 "전부 자백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변호인은 "윤 당선인의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전후로 문제가 제기됐던 김 여사의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2019년 당시 윤 후보자의 배우자와 장모의 재산 축적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가 다수 나왔다"며 "청문회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매입 경위에 관한 자료를 충분히 제출하지 않았던 것들이 언론에 보도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수사과 경력을 쌓기 위해 선배인 B 경위에게 주가조작 사건에 관한 실제 기록을 요청했고 내사 보고자료 편집본을 건네 받았다는 언급도 나왔다. 이 편집본에는 익명 처리되지 않은 관련자들의 진술도 일부 담겨 김 여사 등 관련자들의 실명이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김 여사가 당시 윤 검찰총장 후보자의 배우자인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사건 내사가 중단된 상태고 주가조작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 아래 내사 보고서였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편집본을 언론에 제보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결국 언론 보도 이후 2개월 뒤 열린민주당이 고발한 결과 서울중앙지검이 1년6개월 동안 수사를 거쳐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2명을 구속하고 재판이 진행 중"이라며 "이렇게 보면 피고인이 묻힐 뻔한 사건을 제보해서 결국 주가 조작한 주범들을 처벌할 수 있도록 만든 공익신고자가 아니었나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성문과 동료 경찰관 192명의 탄원서를 제출한 A씨는 최후 변론에서 "경찰관으로서 불의를 보면 눈 감지 말고 진실되게 살라고 배웠다. 가치관에 대한 변함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정의 추구 과정에서 법적 테두리나 경찰관 직업윤리의 선이 있지만 그걸 저버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대기 발령 등 인사 조치를 받았고 재판에 넘겨진 이후엔 직위 해제된 상태다. A씨의 선고 기일은 다음달 15일 오후 진행될 예정이다.
뉴스타파는 2020년 2월17일 도이치모터스 주식 관련 의혹 보도를 통해 주가 상승 과정에서 차익을 본 주주 중 한명으로 김 여사를 지목했는데 해당 보도에서 내사 보고서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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