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동주 기자,이슬 인턴기자,엄예진 인턴기자 = "사인을 듣고 걱정했는데, 노무현 대통령께서 얼굴은 멀쩡하시더라고. 그래서 되게 감사했죠."

총 6명의 대통령(최규하, 노무현, 김대중, 김영삼, 노태우, 전두환)의 마지막을 모시며 '대통령의 염장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유재철 전통장례명장. 30년 장의사 경력 동안 대통령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 회장, 법정 스님 등의 마지막을 함께한 그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통령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꼽으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그때 여운계 선생님 염해드리고 있었어요. 뭐가 자꾸 울리더라고, 마치고 보니까 문자고 뭐고 엄청 와있는 거예요. 그래서 바로 달려갔지"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추락사하셨다니까 당연히 크게 몸이 손상됐는 줄 알고 걱정 됐죠. 그런데 얼굴이 깨끗하셔서 감사하더라고. 고인이나 유가족한테 죄송한 얘기지만 저는 이걸 마무리해야 하는 사람이잖아요"라며 "장례 30년 경험에 제일 많은 사람이 오셨고 제일 많은 걸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장례"였다고 말했다.


바로 작년에도 2명의 대통령이 사망했다. 역시 유 명장이 염과 함께 마지막 배웅을 했다. 그는 "노태우 대통령하고 전두환 대통령은 제가 못 알아보겠더라고요"라며 운을 뗐다.

"노태우 대통령은 한 10여 년 동안 병고에 있으셨으니까. 10년 전부터 응급실 왔다갔다 하시며 비서실장과 연락을 해오고 있었어요. 전두환 대통령도 염할 때 보니 마지막에 급속도로 안 좋아졌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리는 아주 튼튼하시더라고"라며 "가족들이 대통령이라고 했으니까 알아봤지 그전에는 못 알아보겠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사망한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때로 비판적이다. 이런 점이 장례에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 유 명장은 다음과 같은 우문현답을 내렸다. "거꾸로 의사 선생님께 환자가 왔을 때 그분이 정치적으로 아니면, 사람에게 나쁘게 한 사람인가 이런 거 따지면서 치료해 드릴까요? 그러진 않을 것 같아요. 어쨌든 어떤 인연이 돼서 왔으니까 완벽하게 장례를 잘 치러드려야 한다는 생각만 하니까. 그런 생각할 시간이 없어요."

그는 일반인의 장례와 달리 대통령의 장례는 본인에게 특별한 '장'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장례문화가 많이 바뀌어야 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대통령의 장례는 그런 것들을 제가 펼칠 수 있는 장이 되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사진에 검정 띠를 두른다든지, 완장을 한다든지 이런 것들이 전통인 양 하지만 제가 볼 때는 아무 의미 없는 거로 생각하거든요"라며 대통령 장례에서는 사진의 검을 띠를 없애고 완장을 없애는 등의 방법으로 장례 문화의 변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그는 삼성 이건희 회장 묘에 관한 이야기, 가장 초라하다고 느꼈던 죽음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자세한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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