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이 국민 앱 반열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지만 수익성 부분에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당근마켓 사옥./사진제공=당근마켓
당근마켓이 국민 앱 반열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지만 수익성 부분에서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당근마켓 사옥./사진제공=당근마켓


◆기사 게재 순서
①사내에서 동네로… 상장 기대주 당근마켓
②매출 256억·적자 352억… 당근마켓은 언제 돈 벌까
③카카오 될까?… 당근마켓이 그리는 미래는



취업시장에서 꿈의 기업으로 떠오른 '네카라쿠배당토'.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카카오·라인플러스·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를 이르는 말이다. 2015년 출범한 당근마켓은 짧은 기간 빠른 성장을 거치며 취업준비생에게 인기 있는 직장으로 떠올랐다.

네카라쿠배당토를 살펴보면 당근마켓의 위치는 특이하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쿠팡의 매출은 22조원에 달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6조원대, 배달의민족은 2조원대, 토스는 7000억원대다.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은 적자를 내고 있지만 매출은 높은 데다가 빠르게 늘고 있어 성장성을 엿볼 수 있다.


이들에 비해 당근마켓은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 지역 커뮤니티 연결을 비전으로 삼고 있어 거래가 이루어지는 분야는 중고거래로 C2C(소비자 간 거래) 사업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아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다.

당근마켓의 실적은 ▲2020년 매출 117억원, 영업손실 133억원 ▲2021년 매출 256억원, 영업손실 352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크지 않은데 손실이 더 많은 상황이다.


광고수익이 99%… 그마저도 지역광고


당근마켓의 핵심 서비스는 중고거래다./사진=이미지투데이
당근마켓의 핵심 서비스는 중고거래다./사진=이미지투데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당근마켓의 매출은 ▲광고수익 ▲상품판매수익 ▲수수료수익 등으로 나뉜다. 상품판매수익은 당근마켓이 내놓은 굿즈가 대표적인데 이마저도 2021년부터 출시했다. 수수료수익은 모바일 플랫폼에 입점한 고객의 판매금액에 대해 최종소비자의 구매확정 금액으로 일정률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주로 '내 근처' 등 탭에서 커머스 연결 기능을 하며 수익을 얻는다.

당근마켓의 2020년 매출은 ▲광고수익 117억원 ▲수수료수익 89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2021년 매출은 ▲광고수익 254억원 ▲상품판매수익 1억원 ▲수수료수익 1069만원 등이다. 광고수익이 절대적이다.


이렇듯 당근마켓의 거의 유일한 수입원은 지역 광고다. 개인 또는 업체가 원하는 지역에 광고를 게시하는 방식이다. 지역 소상공인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라는 정체성 유지를 위해 대기업 광고는 거절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광고로 인한 매출 역시 크지 않다.

벌어들이는 돈은 많지 않은데 나가는 돈은 많다. 영업비용에서는 광고선전비, 지급수수료, 급여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2020년 영업비용 내역은 ▲광고선전비 105억원 ▲지급수수료 61억원 ▲급여 48억원이다. 2021년은 ▲광고선전비 226억원 ▲지급수수료 139억원 ▲급여 130억원 등이다. 광고로 먹고 사는데 그만큼 광고로 돈이 나가고 있는 셈이다.

하이퍼 로컬 플랫폼은 '양날의 검'


2021년 모바일 앱 업종별 사용자 수 1위./인포그래픽=머니S
2021년 모바일 앱 업종별 사용자 수 1위./인포그래픽=머니S


특별한 수익모델이 없음에도 당근마켓은 초조하지 않는 모습이다. 당근마켓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다. '국민 앱' 반열에 오르고 있는 이용자 수 덕분이다. 지난해 기준 당근마켓의 월간이용자수(MAU)는 162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서)에 사용됐던 질병관리청 앱 COOV(쿠브·1654만명)와 맞먹는 수준이다. 가입자 수는 2300만명이 넘는다.

사람이 모이면 돈이 된다. 이는 유통업계의 법칙이다. 거대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 역시 무료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앞세워 지금의 자리까지 성장했다. 당근마켓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해 수익 창출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모인다.

우려되는 점도 있다. 지역 커뮤니티 연결, 하이퍼 로컬(hyperlocal·지역밀착) 플랫폼을 표방하는 만큼 비영리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 양날의 검으로 다가온다. 비영리적 성격의 플랫폼이 이용자들을 끌어들였지만 역설적으로 이 이용자들을 활용해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 반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일까. 당근마켓은 이용자 수와 인지도에 비해 투자 유치 금액이 크지 않은 편이다. 현재 시리즈D까지 총 2270억원을 투자받았다. 같은 유니콘 기업인 숙박 플랫폼 야놀자가 현재까지 2조원이 넘는 투자금을 유치했다.

미래 수익모델에 대해 당근마켓 관계자는 "서비스 가치와 이용자 편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 중"이라며 "당장의 수익을 생각하기보다 연결을 통한 가치실현, 긍정적인 이용자 경험 제공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