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 /사진=장동규 기자


"아이엠(i.M) 택시의 경쟁력은 '드라이버'"

7월22일 서울 성동구 대한상운에서 만난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는 "서비스의 구성 요소는 자동차, 앱, 서비스 수행 드라이버"라며 "이 중 인적 요소를 어느 수준으로 끌어 올리느냐가 사업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2대째 택시업에 종사하고 있다. 조창진 공동대표와는 어릴 적부터 친형제 같은 사이였다. 그는 2000년대 초 업계에 뛰어들어 20여년 동안 경험을 쌓아왔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자 압축천연가스(CNG) 택시를 최초로 도입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우버가 2012~2013년 미국에서 택시를 대체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택시면허를 보유한 우리가 하면 잘할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업을 구상하고 있던 중 2015년 유가 하락으로 CNG 택시 운영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계획을 잠시 보류했다"며 "이후 카카오와 타다가 시장에 들어오며 우리가 생각했던 시장을 정확하게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버 친절·안전 교육 공 들여… 월 수익 400만원 보장 목표

이성욱 진모빌리티 대표


이 대표와 조 대표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4개 택시업체를 10개 택시 법인회사로 운영 범위를 확대하고 2020년 12월 택시 중개 플랫폼 '아이엠'의 운영사 진모빌리티를 공동 창업했다. 이 대표는 "'아이엠'이란 이름을 정하는데 5~6개월이 걸렸다"며 "중성적이고 사업 확대를 대비한 확장성 있는 이름을 찾았다"고 했다.

대형 택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중형택시와 모범택시 중간의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은 예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며 "요금 차별성을 더하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플랫폼도 택시 기사들도 함께 살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이엠 택시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로 서비스 품질을 꼽았다. 그는 "처음 입사한 드라이버는 4일 동안 매일 8시간씩 안전 교육, 친절 교육, 운수사업법 교육 등을 받는다"며 "100% 월급제 직고용 기사로 2차 사업자가 아닌 아이엠의 영업사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높은 서비스 질을 바탕으로 기사들은 최대한의 영업실적을 가져올 수 있고 법인도 기존 사납금 형태로 유지하는 매출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했다.


중형택시의 하루 매출은 20만원 인데 아이엠 야간반 하루 매출은 35만~40만원 이상이다. 오전반도 25만원을 넘는다. 이 대표는 드라이버들의 월 400만원 수준의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안정적인 수익 덕분에 기사들의 연령층도 낮아졌다"며 "택시를 처음 운행하는 신규 기사가 전체의 70%"라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채널을 바탕으로 진짜 소비자간 거래(B2C)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직영택시 면허 대수 1200개 '최다'… 운행 대수 1500대로 확대

/그래픽=김영찬 기자
/그래픽=김영찬 기자


진모빌리티의 면허 대수는 1200개, 기사 수는 900명, 운행 대수는 700대다. 직영 택시에선 카카오모빌리티의 면허 대수 규모를 넘어섰다. 누적 가입자 수는 59만명으로 올 8월 65만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모빌리티는 지난 1월 하나-에버베스트 펀드,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 택시 면허 102대를 보유한 삼광교통, 택시 면허 98대를 보유한 경안운수 2곳을 인수했다. 지난 3월엔 대한상운을 사들였다. 대한상운은 택시면허 256대를 보유한 최대 단일 택시법인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인수한 3개 회사의 면허 대수 절반을 아이엠 택시로 전환했고 나머지도 점차 바꿔갈 계획"이라고 했다.

아이엠 택시는 향후 운행 차량을 1500대 이상으로 증차하고 자율주행 기술 확보와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택시 서비스 지역 확장 등에도 투자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공급자를 이용해 시장 장악력을 갖추는 것보다 운송사업 전체 밸류체인에 정보통신(IT) 기술, 플랫폼을 내재화해 사업을 키우려고 한다"며 "택시운송사업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있기 때문에 사업을 어떻게 키우는지 알고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택시대란, 공공성만 강요한 결과… 요금 인상·지원·인력 진입장벽 완화돼야"

이 대표는 택시업계에 공공성만 강요한 정책이 택시대란의 원인이 됐다고도 평가했다. 그는 "택시가 공공성만 강요받고 요금 인상, 지원 정책이 따라오지 않아 기사들의 소득 보장이 되지 않았다"며 "지난 20년 동안 젊은 인력들이 택시업계에 발을 안 들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남아 있는 고령의 기사들마저 퇴사해 공급량의 탄력성이 떨어졌다"고 했다.

이 대표는 요금 인상과 정부 지원, 인력 진입장벽 완화가 결합돼야 택시대란이 해결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일반 중형택시 시장에서 소득 상위 30%인 기사들의 한 달 수입은 250만원이 채 안된다"며 "택배, 버스 기사 월급이 350만~400만원이 넘는 상황에서 이 시장으로 넘어올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970~80년대 택시 요금과 시내버스 요금 차이는 10배 이상 났지만 지금은 2배가 넘는다"며 "수십 년 동안 택시의 공공성만 강조하고 요금 인상은 압박해 온 꼴"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요금 현실화도 지원도 없던 택시업계에 코로나19가 겹치며 택시대란이 발생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택시 기사들이 택배, 버스기사들의 수입만큼 벌려면 택시 기본요금이 7000~8000원으로 인상돼야 한다"며 "버스, 지하철 요금을 3000~4000원으로 올리고 택시 요금도 함께 인상하면 서울교통공사도 살고 택시업계도 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택시기사 월급의 절반을 지원해 요금을 인상하는 것도 방안으로 내놨다. 이 대표는 "서울 법인택시 가동률을 보면 6000대 운행에 그친다"며 "이를 운행하는 1만여명에 50만원씩 지원하면 1달에 50억원, 1년에 60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택시에게도 지원한다고 해도 1조원이 안 될 것"이라며 "버스, 지하철처럼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택시 기사 유입을 촉진할 것"이라고 했다.

탄력요금제 도입은 택시대란 해법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탄력요금은 늦은 밤 등 수요가 높은 일정 시간에만 받을 수 있다"며 "요금인상 효과는 10~12%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력 진입 문턱도 낮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 4일 근무를 논하는 세상에 기사들은 주 6일을 근무해야 한다"며 "주 5일근무제나 주급제, 일급제, 시간제 등 다양한 근로형태로 운영할 수 있는 법적인 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기존 택시사업이 활성화돼야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와 서비스가 나오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