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폭탄' 증권사, 신용이자 10% 돌파… '빚투'도 주춤
[머니S리포트-금리 고공행진에 '울상'... 증시서 짐싸는 개미]①증시 부진에 고금리까지… 커지는 부담에 투자매력 반감
이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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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들어 약 2년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개인투자자들의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보여줬다. 개인투자자들 사랑을 받으며 '국민주'로 떠오른 삼성전자, 네이버의 주가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연일 52주 신저가 행진을 지속하며 개인투자자들에게 충격을 안긴 것이다. 주식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 준비에 돌입했다. 증안펀드는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폭락하자 금융당국이 10조원이 넘는 규모로 조성했으나 주가가 반등해 실제 사용하진 않았다. 주가 하락 여파가 금융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2년 6개월 만에 증안펀드 카드를 꺼내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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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게재순서
①금리폭탄 증권사 신용이자 10% 돌파… '빚투'도 주춤
②국민株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신저가 추락… 개미는 '피눈물'
③5조 긴급 투입에 '증안펀드'까지… 증시 방어 효과는?
①금리폭탄 증권사 신용이자 10% 돌파… '빚투'도 주춤
②국민株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신저가 추락… 개미는 '피눈물'
③5조 긴급 투입에 '증안펀드'까지… 증시 방어 효과는?
증시부진이 줄곧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을 떠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물가, 금리, 환율이 모두 상승하는 '3고 현상'에 증시는 바닥을 치고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최고 10% 안팎까지 치솟는 가운데 투자자예탁금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KB증권,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부국증권, BNK투자증권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했다.
KB증권은 1~7일 이자율(일반형)을 기존 4.6%→4.9%, 91일 이후 이자율을 9%→9.5%로 올렸다. 하이투자증권은 91일 이후 이자율은 9.6%로 유지하지만 이외 1~10일 기존 6.5%→7.1%로, 61~90일 9.1%→9.3%로 인상했다.
대신증권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1~7일 5.0%였던 2·3그룹 이자율은 전체 등급으로 통합해 5.25% 수준이다. 90일 이상 이자율은 9%→9.25%가 됐다.
증권사 신용융자의 이자율이 상승하면서 최고 금리 수준은 이미 10%를 넘었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151~180일 이자율은 10.3%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9.8%) DB금융투자 (9.7%) 하이투자증권(9.6%) 등도 10%에 육박한다.
기간이 가장 짧은 1~7일 기준으로는 유진투자증권과 키움증권, 하나증권이 7.5%로 금리가 가장 높았고 신영증권(7%)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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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보유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빌려준 주식 매수 자금을 말한다. 증권사는 1~7일, 8~15일, 16~30일 등 기간 단위별로 이자율을 나누고 대출기간이 길수록 높은 금리를 책정한다.
10%가 넘는 이자를 책정하는 증권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여파로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2일에 이어 다음달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연속 빅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인상 부담에 '빚투' 열기 식었다… 투자자예탁금도 감소세
금리 인상 국면 속 커지는 이자 부담에 개인투자자들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감소세로 접어들었다.9월 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 거래일 대비 2964억원 감소한 17조1648억원을 기록하며 9거래일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는 2020년 11월13일 기준 17조1733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신용거래융자는 증시 호황에 따른 주식투자 열풍이 커지던 지난해 8월 25조원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세다. 다만 2020년 초 7~10조원대 수준을 나타내던 것과 비교하면 아직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가총액 대비 신용거래융자 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용거래로 매수한 주식이 많은 종목의 경우 반대매매로 인한 주가 하락의 악순환에 휩쓸릴 가능성이 더 크고 이 같은 불안 요인이 투자자의 신규 매수를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해 수급상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신용거래 등 빚을 내 투자한 돈을 증권사가 회수하기 위해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담보유지비율 140%를 유지하는 조건인데 주가가 하락해 비율이 이보다 낮아지면 증권사는 임의대로 주식을 매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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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서 신용거래 잔고 비율이 높은 종목은 선광으로 12.33%에 이른다. 그 뒤를 이어 ▲대주산업(9.62%) ▲디와이피엔에프(9.52%) ▲티사이언티픽(9.33%) ▲SND(9.21%) 순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ETF(상장지수펀드)인 KODEX(코덱스) 코스닥150선물인버스(10.92%)가 1위에 올랐다. 그 다음 ▲삼천리(10.64%) ▲대성홀딩스(10.00%) ▲혜인(8.70%) ▲한신기계(8.65%) 등이 뒤를 이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 역시 감소세를 보이며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지난달 2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2조457억원을 나타냈다. 지난 8월 일평균 투자자예탁금이 54조9415억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3조원 가까이 줄었다. 특히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21일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수준인 50조7793억원까지도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의 시장이탈은 증시부진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지수 하락률은 27.61%를 기록했는데 이는 2000년 IT버블 붕괴(-40.35%) 당시와 3저 호황 등에 힘입어 급등한 증시가 거품이 꺼지며 급락한 1990년 (-33.72%)에 이어 가장 큰 하락폭이다.
4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가 아직 저점을 논하기엔 이른 시점으로 2020포인트까지 하단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와 달러 강세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이중고 상황"이라며 "단기 반등 모멘텀을 찾아 오기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피가 10월 들어 순조로운 움직임을 보이면서 장밋빛 시나리오들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9월 2150선까지 내리면서 1990년 이후 다섯 번째로 7주 연속 하락 마감했다"며 "단기 투자환경, 심리의 변화 가능성을 고려해 기술적 반등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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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 기자
머니S 증권팀 이지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