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
사진=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쉽게 잡힐 것 같지 않다. 위험은 늘 새로운 기회를 동반하기 마련이기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 10년간 기대해도 좋은 산업이 '로봇'과 '메타버스'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당장은 유동성을 줄이면 된다. 경기가 침체되면 수요가 억제되고 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 확장을 위해서 유동성을 늘리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고개를 들게 된다. 다시 말해, 인플레이션의 근본적인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

지난 20년은 세계화와 정보기술(IT) 및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효율성 증대로 근본적인 물가 상승을 억제할 수 있었다.


세계화는 탈세계화 추세로 방향을 확실하게 잡은 것으로 보이고 IT 기반의 효율성 제고는 그 한계 효용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패권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더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세계에 공급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패권전쟁까지 하면서 관세 등으로 중국산 제품의 가격은 인플레이션을 만드는 것에 기여하고 있다.


효율성 향상도 마찬가지다. 특히 유통 부문의 혁신을 통해서 더 좋은 제품을 더 빨리 그리고 더 싸게 공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 효율을 높여서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게 됐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이끌어 줄 새로운 주체가 필요한데 바로 로봇과 메타버스다. 물가 구성의 60%를 차지하는 서비스 영역의 가격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주변에 서빙 로봇 등의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고물가에서 사용자들의 수용성이 높아지면 관련 시장이 빨리 열리게 된다.

자율주행도 마찬가지다. 자율주행은 사용자의 수용성 이전에 정부의 승인이 먼저다. 각국 정부 입장에서도 인플레이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기에 이를 위해서 과거보다는 전향적으로 자율주행 운행을 승인할 것이다. 이미 데이터 및 컴퓨팅 능력, 인공지능 시스템은 충분히 준비되어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승인을 통해서 실제 운행에서 적응하고 적용하는 단계만 남아 있기에 현 상황을 통한 가파른 성장세 진입을 기대한다.

메타버스 역시 서비스 가격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메타버스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되면 그만큼 현실 세계에서의 활동은 축소되는 것이고 이는 제품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부산국제영화제'를 메타버스로 참여한다면 교통비 및 숙박비 등을 절약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화상회의 등 원격으로 참여하는 것이 익숙해졌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서비스의 질이 좋아짐에 따라 빠르게 적용해 나갈 것이다.

20년 만에 오는 구조적인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지만 로봇과 메타버스 산업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내야만 한다. 그래야 전 세계 경제가 기본적인 체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들 산업의 성장에 대한 확신과 그 안에서 기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