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사진은 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사진은 시중은행 대출창구/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가 됐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연 8%까지 올라섰고 신용대출 금리도 7%를 넘어섰다.


은행권의 예금금리도 상승세다. 이자에 인색하던 시중은행도 6개월 단기상품에 4% 금리를 기본으로 주고 지방은행은 5~6%대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부동산 유무가 자산 격차를 벌렸으면 이제는 현금 격차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짙어질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24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지난 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4%까지 올리면서 한은의 기준금리는 현재 3%에서 3.25%나 3.5%로 오를 전망이다. 이후 연준의 인상 폭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 4%대 수준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시장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껑충 뛰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 여신금리는 상단이 7%를 넘어 8%를 향해가고 있다.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금리차)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9~10%대에 이를 전망이다.


주담대 4억원을 30년 만기의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갚을 경우 금리 5% 때 매달 내는 돈은 215만원이다. 매월 104만원의 이자가 붙는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가 8%로 3%포인트 오르면 이자는 182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치솟는다. 매달 원리금 상환액은 294만원 규모로 불어나는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영끌족의 이자는 1.5배가량 커졌다"며 "한은의 기준금리가 3%를 넘어설 경우 코픽스, 은행채 금리 상승으로 대출을 상환하는 차주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금리 4%, 10억원 넣으면 이자 5500만원

현금 부자 상승에 현금 부자들은 늘어난 이자 수익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최근 일부 정기적금은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최고 6%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지난달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최고 연 4.68%로 올라섰다. 일부 저축은행에선 조건 없는 최고 연 6.5% 예금(1년)도 등장했다. 10억원을 넣으면 세후 이자만 5500만원이다. 직장인 1년 치 연봉이다.

높은 금리에 매력을 느낀 고객들은 은행에 뭉칫돈을 예금하고 있다. 5대 은행의 지난달말 정기예금 잔액은 808조2276억원으로 전달 대비 47조7232억원이 증가했다.

지난 4월 정기예금 잔액은 660조6399억원으로 전월대비 1조1536억원이 불었고 ▲5월 19조1369억원 ▲6월 5조3191억원 ▲7월 27조3532억원 ▲8월 17조3715억원으로 늘었다. 9월에는 30조6838억원이 증가했다.

현재 5대 은행만 따졌을 때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4%대 수준이다.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은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으로 12개월 기준 4.71% 금리를 제공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현금이 많은 자산가들이 부동산과 해외주식 등에 투자했다면 최근에는 단기로 예·적금에 돈을 묶어놓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그야말로 돈이 일하는 시대에 현금자산을 가진 이들과 대출자의 자산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