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까지 내려온 가운데 대환대출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서 시민들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스1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까지 내려온 가운데 대환대출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서 시민들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고금리에 이자이익이 늘어난 은행권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하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까지 내려온 가운데 대환대출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55%포인트 인하한다.

KB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신잔액코픽스 기준 최대 0.35%포인트 낮아진다. 전세자금대출은 KB주택전세자금대출·KB전세금안심대출·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의 금리가 인하되며 KB주택전세자금대출과 KB전세금안심대출 금리는 신잔액코픽스 기준 최대 0.55%포인트 내려간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말 가계대출 금리를 0.75%포인트 낮췄고 지난달에도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에 최대 1.05%포인트, 1.30%포인트 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은 본부조정금리를 확대해 지난 21일부터 주담대 신잔액코픽스, 5년 변동금리를 인하한다. 주담대 신잔액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는 0.45%포인트, 주담대 5년 변동금리에 0.20%포인트 각각 낮춘다.


카카오뱅크도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최저금리 기준 신용대출은 4.286%, 마이너스통장대출은 4.547%로 내려왔다.

가산금리는 은행의 자금 조달이나 인건비 등 비용과 마진 등을 감안해 적용하는 금리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이번에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방법을 택했다.

금리인하 신호에 '변동금리'… 금리보다 '비용' 따져야

은행권이 대출금리 조정에 나선 것은 앞서 발표한 10조원+α 규모의 사회 환원책을 두고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세부 지원내용을 보면 10조원 중 대부분은 보증 재원의 최대 15배에 이르는 대출을 해주겠다는 이른바 '보증 배수' 효과로 채워진 반면, 은행권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2800억원(3년간) 수준에 머물렀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자장사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 등 실질적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당분간 예대금리차를 줄이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금리가 4%까지 내려오자 대출상품을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금리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예측과 대응이 가능한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수요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정책 방향 전환을 앞두고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나와 변동금리를 알아보는 문의도 늘고 있다.

국내 5대 은행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상품 금리 조건은 ▲6개월 단위로 금리가 바뀌는 '6개월 변동형' ▲5년간 고정금리 후 6개월 주기 변동금리를 적용하는 '혼합형' ▲5년마다 금리가 조정되는 '5년 변동형' 등이 있다.

만약 6개월 이후 금리 하락이 이뤄진다면 금융사에 돈을 빌리는 차주로선 6개월 변동형이 유리하다.

은행 관계자는 "대환 대출은 기존 대출을 갚고 신규 대출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사 및 대출 상품, 소득과 재직 상태, 신용 변화 여부 등에 따라 대출 조건이 달라질 수 있고 근저당설정비, 수입인지대, 담보조사비용 등과 같은 제반 비용을 새로 내야 할 수도 있다"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차가 커지거나, 금리 인하 폭이 확대되면 그때 변동형 대출을 실행하거나, 금리가 더 낮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