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사이언스와 일동제약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출시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서울사무소. /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현대바이오사이언스와 일동제약이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출시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서울사무소. /사진=현대바이오사이언스


지난 20일부터 대중교통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사실상 '노마스크'로 전환됐다. 병원과 약국, 의료시설 등을 방문하지 않는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할 의무가 사라져서다. 2020년 10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생긴 지 약 2년 5개월만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임상 2상과 3상 시험을 마친 현대바이오사이언스(현대바이오)와 일동제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의 국내 출시 여부가 주목된다.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는 2021년 2월 셀트리온이 출시한 렉키로나인데 오미크론 변이주에 대한 효능이 낮다는 이유로 2022년 2월부터 신규 공급이 중단됐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10일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CP-COV03의 국내 임상 2상 시험 1차 유효성 평가 지표 결과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규모 임상 3상 시험을 준비하는 동시에 식약처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방침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치료제 시장을 목표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종의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범용 항바이러스제 시장을 보고 있다"면서 "CP-COV03이 목표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임상 시험이 성공한 만큼 다른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임상 시험도 순차적으로 진행해 범용성 항바이러스제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지난 1월 식약처에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제약에서 국내 독점 개발·판권을 사들인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하고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조코바는 국내보다 해외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 지난해 12월부터 긴급사용 승인을 받고 처방 중이다. 일본 후생노동성 장관의 자문기관인 중앙사회보험의료협의회는 오는 9월까지 코로나19 환자에 무료 제공 방침을 정한 가운데 지난 8일 조코바 1인분 약가를 5만1851엔(52만원)으로 책정했다.

다른 코로나19 치료제(일본 기준)인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와 MSD의 라게브리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팍스로비드 1인분 약가는 9만9000엔(99만원), 라게브리오 1인분 약가는 9만4000엔(94만원) 수준이다.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를 보유한 미국에서도 조코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 감염병연구소(NIAID)은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실시를 추진 중이다. 이 시험의 일환으로 국내서도 분당서울대병원 등이 국내 식약처에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신청했고 지난 14일 식약처는 IND를 승인했다.

사진은 일동제약그룹 본사 전경. /사진=일동제약
사진은 일동제약그룹 본사 전경. /사진=일동제약


코로나19 치료제 출시 만만치 않다

현대바이오와 일동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가 출시되려면 긴급사용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긴급성'의 유무에 대해 시장에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최근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9000명 안팎에 이르는 만큼 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코로나19 치료제가 출시돼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 사실상 노마스크로 방역 정책을 전환하면서 코로나19 환자가 소폭 증가세를 보일 수 있어 국산 코로나19 치료제의 필요성은 크다는 것이다.

반면 이미 팍스로비드나 라게브리오라는 치료제가 있고 이들의 재고가 충분한 데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한 상황에서 긴급사용 승인을 통해 치료제를 출시할 정도로 긴급성을 요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2월 말 질병관리청 산하 감염병관리위원회는 일동제약의 조코바 긴급사용 승인을 거절하면서 그 이유 중의 하나로 팍스로비드 재고분이 충분하다는 점을 들었다. 당시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2022년말 기준 93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팍스로비드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는 지난 19일 기준 팍스로비드 52만9867명분, 라게브리오 18만6377명분을 보유하고 있어 총 71만6244명이 사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치료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