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첫 시즌만에 통합 우승을 일궈낸 위성우(가운데)감독과 김단비(왼쪽).(WKBL 제공)
재회 첫 시즌만에 통합 우승을 일궈낸 위성우(가운데)감독과 김단비(왼쪽).(WKBL 제공)


(부산=뉴스1) 서장원 기자 = 2012년 이후 오랜 기간 떨어져 있었지만, '왕조 DNA'는 여전했다. 인천 신한은행에 이어 아산 우리은행에서 재회한 위성우 감독과 김단비가 11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합작하며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우리은행은 23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BNK를 64-57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홈에서 1, 2차전을 잡고 부산 원정에서 열린 3차전까지 승리한 우리은행은 통산 11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자 통산 10번째 통합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석권한 우리은행의 저력은 여자농구 최고 명장 위성우 감독과 이적생 김단비의 환상의 호흡에서 나왔다.

둘은 신한은행에서 코치와 선수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김단비가 2008년 신한은행에 입단했을 때 위성우 감독이 신한은행의 코치였다. 두 사람은 신한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신한 왕조의 기틀을 세우는 데 공을 세웠다.


그렇게 약 4년 동안 함께한 두 사람의 인연은 위성우 감독이 2012-13시즌부터 우리은행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잠시 마침표를 찍었다.

23일 부산사직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 부산 BNK 썸과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의 경기, 우리은행 김단비가 동료들과 소통하고 있다. 2023.3.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23일 부산사직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 부산 BNK 썸과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의 경기, 우리은행 김단비가 동료들과 소통하고 있다. 2023.3.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이후 위성우 감독과 김단비가 한 팀에서 재회하기까지 무려 1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 위성우 감독은 우리은행에서 통합 6연패를 이루는 등 승승장구하며 WKBL의 대표 명장이 됐고, 김단비도 신한은행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박지수의 KB스타즈에 막혀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좌절된 위성우 감독은 비시즌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김단비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우승에 목말라 있던 김단비도 위성우 감독의 손을 잡았고, 그렇게 우리은행은 단숨에 '절대 1강'으로 평가받으며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우리은행은 정규 시즌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1위로 치고나갔고, 22승5패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미 숱한 우승 반지를 보유한 위성우 감독은 또 하나의 반지를 추가했고 우리은행의 기둥으로 활약한 김단비는 생애 첫 정규 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되는 겹경사를 누렸다.

서로를 향한 신뢰도 굳건하다. 김단비는 "16년 전에 슛도 하나 제대로 못 던지고, 수비도 뭔지 모르고, 힘도 못 쓰고, 몸만 좋은 선수였는데 한 팀의 에이스로 만들어주신 위성우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신한은행에서 위성우 코치님을 만나게 됐던 건 내게 행운이었던 것 같다"고 위성우 감독에게 감사를 표했다.

23일 부산사직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 부산 BNK 썸과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의 경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2023.3.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23일 부산사직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 부산 BNK 썸과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의 경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기뻐하고 있다. 2023.3.2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우리은행의 기세는 챔피언결정전까지 이어졌다. 홈에서 2연승을 거두며 우승 확률 100%를 확보한 우리은행은 이날 부산 원정에서도 BNK를 꺾고 통산 11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앞서 2차전에서 임달식 감독을 넘어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다승 감독이 된 위성우 감독은 이날 1승을 추가, 기록을 18승(5패)으로 늘렸다.

10년 만에 재회했지만 신한은행 시절 두 사람의 가슴 속에 남아있던 '왕조 DNA'는 우리은행에서도 빛을 발했고, 통합 우승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