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이슈' 현대ENG·SK에코플랜트 '현금 유동성 감소'
[머니S리포트-비상장 그룹 건설사 '실적 비상'] (2) '현금 쌓는' 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 '부채 줄어'
김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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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비상장 대형건설업체들의 1분기 성적표가 암울했다. 지난해 건설업계 암초로 작용했던 원자재 가격 상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컸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장시간 주택사업에 주력해온 건설업체들의 유동성이 악화됐다. 신사업 확장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 일부 업체는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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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1) 비상장 대형건설업체, 원자잿값 부담에 이익 줄어
(2) 상장 이슈 현대ENG·SK에코플랜트 '현금 유동성 악화'
(3) "수익성 낮아져도 수주" 롯데·포스코·한화 정비사업 강화
고금리 여파로 아파트 미분양이 급증하고 주택사업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건설업체의 자금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대기업그룹 계열 비상장 건설업체들은 대체로 현금 창출을 위한 주택 도급이나 자체사업에 주력해온 탓에 부동산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재계 2·3위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비상장 건설업체인 SK에코플랜트와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호황을 틈타 상장을 준비했다가 철회했고, SK에코플랜트는 시장 상황을 점검한 후에 올해 말 상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 '현금 쌓았다'
비상장 건설 그룹사 중 포스코이앤씨(전 포스코건설)와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대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늘려 유동성 위기에 대응했다. 고금리 시대엔 기업들이 자금 경색에 대비, 현금을 늘리고 부채를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시공능력평가 4위인 포스코이앤씨는 올 1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4조9554억원(이하 연결기준)으로 2022년 말(4조5978억원) 대비 3개월 새 3576억원(7.7%)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부채도 4조5100억원에서 4조7292억원으로 늘어 부채비율은 132%를 기록했다.포스코이앤씨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1분기 -1648억원에서 올 1분기 -1566억원으로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기업의 사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현금 유입·유출을 의미해 자금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판단한다.
롯데건설의 경우 지난해 '강원중도개발공사 기업회생절차 신청'(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난을 겪어 그룹 지원과 금융권 투자 유치로 2조원 이상을 수혈받았다. 롯데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5979억원에서 올 1분기 2조1659억원으로 3.6배 이상 늘었다. 부채는 같은 기간 6조9537억원에서 6조521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부채비율은 227%에 달했다. 건설업체의 부채비율은 통상 300% 이상일 때 재무건전성이 위험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264%였다.
롯데건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1분기 -1232억원에서 올 1분기 885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위기 선제대응을 위해 2조원대 유동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우발채무가 발생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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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ENG·SK에코플랜트 현금 유동성 악화
지난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하다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실패한 현대엔지니어링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 1조2949억원에서 올 1분기 1조342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채는 같은 기간 3조806억원에서 3조3153억원으로 늘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6억원에서 -1875억원으로 악화됐다.IPO 실패 후 현대엔지니어링은 재경 라인 수장을 교체해 향후 상장 재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자동차 출신 김상현 부사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다만 몸값이 후퇴한 점은 상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재로선 상장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주축 사업을 건설에서 친환경·에너지로 바꿔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1조4894억원에서 올 1분기 1조2968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도 9조5791억원에서 9조2983억원으로 줄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2년 1분기 -3942억원에서 2023년 1분기 -3127억원으로 약간 개선됐으나 여전히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자본은 지난해 말 3조7424억원에서 올해 1분기 4조807억원으로 증가하며 부채비율이 256%에서 227%로 축소됐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사업계획에 맞춰 전략적으로 투자한 건으로 차입 규모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며 "환경·에너지 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돼 재무건전성 개선과 내적성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장 시기와 관련해선 "국내·외 경제와 증시 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4월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한국투자증권을 각각 선정했다.
2022년 11월 한화건설을 합병해 한화건설부문을 지배하는 한화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그해 말 기준 4561억원(이하 별도기준)에서 올 1분기 1372억원으로 감소했다. 해당 기간 동안 부채는 7조3862억원에서 7조5106억원으로 늘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지난해 1분기 -1조3681억원에서 올 1분기 3조5330억원으로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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