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북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대해 위급 재난문자를 발령한 것과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북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에 대해 위급 재난문자를 발령한 것과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이른 아침 서울시의 '경계경보' 재난문자를 발송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서울시의 재난문자 발송 내용을 "오발령"이라고 정정한 것에 대해선 "과잉 대응이지 오발령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경위를 파악해 보니 북한이 남쪽으로 우주 발사체를 발사한 급박한 상황에서 행안부 지령방송 수신으로 서울소방재난본부 민방위경보통제소 담당자가 상황의 긴박성을 고려해 경계경보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긴급 문자는 현장 실무자의 과잉 대응일 수는 있지만 오발령은 아니다"라며 "안전에 타협이 있을 수 없다. 과잉이라고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민 혼선을 막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 경보체계 안내 문구와 대피 방법 등을 다듬어 정부와 협조해 발전시켜 나가겠다"면서 "이번 일로 혼선을 빚은 점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시는 이날 오전 6시41분경 '6시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22분 후인 오전 7시3분경 행정안전부는 다시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이라고 정정했다．

이날 낮 동안 온라인상에서는 대혼란이 벌어졌다. 오전 한때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접속 불가 메시지가 반복됐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경계경보' '대피준비' '지하주차장' 등 대피 관련 키워드가 검색됐다.


정부의 지침과 대응을 비판하는 키워드도 주를 이뤘다. '전쟁 나면 그냥' '미친XX들' '오발령 이XX' 등의 욕설이 전달됐다. 시민들은 SNS를 통해 대피 요령과 방법 등을 안내하지 않은 정부 대응에 대해 비판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오세훈 시장을 비판한 글은 이날 오전 기준 6000건 이상으로 집계됐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6시29분경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으로 발사한 이른바 우주발사체 1발이 전북 군산시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발사체의 잔해를 수거해 성능과 기술 수준, 부품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