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건 인터넷 전화의 번호 앞자리를 070에서 010으로 바꿔준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서울동부지검이 압수한 증거물품. /사진=뉴스1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건 인터넷 전화의 번호 앞자리를 070에서 010으로 바꿔준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은 서울동부지검이 압수한 증거물품. /사진=뉴스1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건 인터넷 전화의 번호 앞자리를 '070'에서 '010'으로 바꿔준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가운데 10대 미성년자도 범죄에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호삼)은 범죄단체가입·활동·사기·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중계기 사무실 관리총책인 30대 태국인 A씨와 무선라우터·대포유심 유통총책 20대 한국인 B씨 등 25명을 입건했다. 검찰은 이들 중 20명을 구속기소하고 5명은 불구속기소했다.

발신 번호에 대한 표시 변작은 A씨의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인터넷 전화번호 070으로 발신하면 이들이 변작기를 이용해 010으로 조작하는 방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리총책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중계기 사무실 26개를 관리하며 중국 보이스피싱 총책으로부터 배송받거나 구매한 중계기 등을 각 사무실로 배분해 피해자 21명으로부터 약 3억5581만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4~5월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하며 피해자 9명으로부터 약 1억229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불구속 수사와 재판을 받던 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총책 B씨는 지난 2월부터 지난달까지 A씨에게 무선 라우터와 대포유심을 공급하며 피해자 9명으로부터 약 5억149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B씨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범행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대가지급을 약속하고 대포계좌 6개를 대여받았으며 사무실 3곳을 옮기며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 4개의 홍보를 담당하는 조직을 운영한 혐의도 있다.


이동통신대리점 업주인 30대 C씨는 사문서위조·동행사·전기통신사업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C씨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외국인 명의의 가입신청서를 위조해 개통한 약 390개의 대포유심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개당 30만원에 공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소속 17세 D군은 범죄단체가입·활동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D군은 지난 3월부터 약 한 달 동안 중국 총책이 국제 배송한 중계기와 라우터 및 부속 부품을 수령해 조립한 뒤 중계기 100여대를 전국 중계기 사무실에 전달하고 7곳의 장소에서 신형 중계기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한 혐의를 받는다. D군은 고액 단기 아르바이트를 소개받고 돈을 벌기 위해 조직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합수단은 국가정보원의 첩보를 바탕으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이후 해당 조직의 범행에 사용된 중계기 유통· 관리조직에 대한 수사를 이어갔다. 수사결과 이들은 ▲중국에 있는 총책 ▲중계기 운영자를 모집하는 모집·알선책 ▲중계기 사무실 관리책 ▲대포유심 공급책 ▲무선 라우터 공급책 ▲중계기 운영자 등으로 역할을 철저하게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합수단은 ▲중계기 621개 ▲대포유심 2832개 ▲노트북 및 PC 31개 ▲휴대전화 100개 ▲무선 라우터 682개 등을 압수해 추가 범행이 차단되도록 조치를 취했다. 또 합수단은 보이스피싱 중국 총책에 대해 국제형사법 공조를 통해 인적 사항을 특정하고 불법체류 태국인들을 중계 운영자로 모집한 외국인 모집책들에 대해도 인터폴 적색수배 등을 통해 추적할 예정이다.

합수단은 "앞으로도 발신 번호 변작 중계기, 대포유심 유통 등 보이스피싱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범죄에 엄정 대응함으로써 보이스피싱 범죄로부터 우리 국민들을 보호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