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제약 사업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케미칼 본사 전경. /사진=뉴스1
SK케미칼이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제약 사업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케미칼 본사 전경. /사진=뉴스1


SK케미칼이 제약(LS)사업부 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SK케미칼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그린케미칼(GC)사업부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위해서다. 지난해 기준 GC사업부와 LS사업부간 매출 비율은 6:4다. 이번 SK케미칼의 매각 결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선 "가습기 살균제 논란을 일으킨 GC사업부를 선택하고 국산 신약 1호(항암신약 선플라주) 개발사 타이틀은 버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와 LS사업부 매각 관련 단독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현재는 실사단계로 10월 중순이면 매각과 관련 구체적인 진행 정도가 공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각가는 6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연결 기준 SK케미칼의 전체 매출 1조8292억원 가운데 GC사업부가 1조589억원, LS사업부가 7703억원을 담당했다.

나누고 넘기고… SK케미칼의 생존 전략

이번 SK케미칼의 매각 작업은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배경이다. 그동안 SK케미칼은 사업의 분사와 매각 등을 지속해서 단행해왔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5년 5월 혈액제제 사업을 떼어내 SK플라즈마를 설립하고 2018년 7월 백신사업부문을 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분사했다. 2020년 3월 바이오에너지부문을 한앤코16호유한회사에 3825억원에 매각했고 같은 해 정밀화학사업 중 IT소재(시약)를 SK케미칼대정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넘겼다. 2021년 기타 사업부문으로 분류되던 유틸리티 사업은 SK멀티유틸리티로 분할했다.

분할의 성공, 투자 부담은 '쑥'

매각과 분할 작업은 맞아떨어졌다. 특히 2021년 3월 SK케미칼의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당시 765만주에 대한 구주매출을 통해 약 1조563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수혈했다. 실질적인 빚 없이 회사를 운영하는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하지만 2022년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잉여현금흐름이 2년 만에 마이너스인 5565억원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중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뜻한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돈보다 유출이 더 크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SK케미칼은 GC사업부를 핵심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1조2000억원을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순환 재활용 기술인 코폴리에스터(에코트리아)의 생산 시설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SK케미칼은 울산에 이어 중국에서도 생산 기반 확장에 나섰다. 매각을 통해 현금 흐름을 개선하고 GC사업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제약 버리고 살균제 살리고

일각에선 SK케미칼 경영진의 매각 선택을 두고 비판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SK케미칼이 국내 최초 신약 개발사를 사실상 공중 분해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GC사업부는 과거 SK케미칼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 논란의 장본인으로 꼽히는 사업부다. 이번 SK케미칼 경영진의 LS사업부 매각이 도마에 오른 이유다.


SK케미칼의 가습기 살균제 관련 사법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상반기 기준 관련 소송만 10건에 이른다. 지난 26일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관련 공청회에 김철 SK케미칼 대표가 진술인으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