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러' 박재혁·케리아' 류민석 "지금이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항저우AG]
5년 전 대회 은메달 아쉬움 씻고 LoL 금메달 쾌거
최고의 성과에도 "너무 당황해 제대로 플레이 못했어"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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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리그 오브 레전드 최종 결승전 후 믹스트존에서 서로에게 금메달을 먹여주고 있는 케리아와 룰러의 모습 2023.9.29/ⓒ공동취재단 |
(항저우=뉴스1) 박소은 기자 = 한 달을 동고동락했다. 게임 내에서도 원거리 딜러·서포터로 하루 종일 붙어 다닌다. 외부에 밝히지 않을, 서로 공유하는 비밀 이야기도 많이 생겼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을 건 '금메달'이다.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로 통한의 눈물을 흘렸던 룰러(박재혁·24)에겐 트라우마를 깔끔히 씻어낼 추억이다.
"지금이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케리아(류민석·20)에게도 무서운 행복이다.
나란히 포디움(기념대) 제일 위에 올랐던 바텀 듀오를 만났다.
다음은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룰러·케리아와의 일문일답.
-금메달 소감은
▶(룰러 박재혁) "5년 전에 그렇게 은메달 따고 많이 힘들었는데, 이렇게 금메달을 땄다는 게 신기하다. 감정이 많이 복잡 미묘하다. 포디움에 올라가는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케리아 류민석) "일단 지금 너무 기분 좋다. 사실 꿈 같다. 많은 사람들한테 벗어나야 현실감이 생길 것 같다."
-룰러 선수는 전날 자신을 10점 만점에 6점, 케리아 선수는 8.5점이라 평가했다
▶(룰러 박재혁) "오늘은 5.5점이다. 너무 당황해서 못한 플레이들이 제 눈에 너무 많았다. 만족스럽지 못했다."
(케리아 류민석) "저도 6점 정도다. 유리한 상황인데 끌려다닌 느낌이 있었다."
-불만족스러웠던 구체적인 상황은
▶(룰러 박재혁) "상대에게 솔킬을 당했을 때다. 초시계가 있는 건 알았는데, 먼저 점멸을 쓰면서 들어올 줄 몰랐다. 원래 당연히 이기는 구도였는데, 그렇게 진 게 아쉬웠다."
(케리아 류민석) "1·2세트 둘 다 유리했는데, 상대가 교환 구도를 만들었다. 그 템포를 못 따라간 느낌이었다. 계속 손해를 봤다."
-계속 플레이해오던 '알리스타'를 마지막 세트에서 상대가 가져갔는데
▶(룰러 박재혁) "상대가 티어를 또 다르게 생각했구나 싶었다. 대처하는 데 딱히 문제는 없었다."
(케리아 류민석) "사실 오늘 알리스타를 안할 생각으로 왔다. 상대가 밴(금지)하거나 가져갈 줄 알았다. 풀어주길래 가져왔고, 마지막에 상대가 가져가는 건 예상한 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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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직후 헤드셋을 벗어던지고 포옹하는 룰러와 케리아의 모습. 믹스트존에서 당시 상황을 묻자 두 선수는 "너무 기분 좋다", "한달 고생했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2023.9.29/ⓒ공동취재단 |
-이번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게 됐다
▶(룰러 박재혁) "솔직히 너무 큰 혜택이라 생각한다. 기분이 너무 좋고 감사하다."
(케리아 류민석) "이걸(군 면제를) 받아도 되나 싶을 만큼 감사하다. 운이 좋았다. 쵸비 선수 말처럼 시대를 잘 타고 났다고 생각한다."
-타 종목 선수들을 보면 목걸이에 배지가 많다. 다른 나라 선수들이랑 교환도 좀 했나
▶(룰러 박재혁) "배지 교환한 적 없고 다른 나라 선수들이랑 접촉한 적 없다."
(케리아 류민석) "다른 나라 선수와는 없다. 선수촌 식당에 피자 가게가 있는데, 거기 일하시는 분이 피자 배지와 교환하자고 해서 카이사 배지 주고 교환했다."
-출전 전부터 '즐기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즐거웠나
▶(룰러 박재혁) "생각했던 것처럼 즐기면서 플레이를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상대한테 솔킬 당했을 때 좀 재밌기도 했다. 잘 복구해서 다행이다."
(케리아 류민석) "4강 때 룰러 선수가 '재밌게 부담없이 하라'고 하더라. 그땐 재밌었는데 오늘은 생각보다 긴장이 많이 됐다. 감독님도 그렇고 룰러 선수가 힘을 많이 줘서 즐길 수 있었다."
-일정 끝나고 뭘 하면서 쉴 건가
▶(룰러 박재혁) "일단 샤워하고, 재밌는 영상을 보려고 한다"
(케리아 류민석) "밥을 먹고, 샤워를 할 거다. 오늘 있던 일을 다시 곱씹으면서…딱 누웠을 때 아직도 현실이었으면 좋겠다. 지금이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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