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회 양궁 첫 메달을 획득한 주재훈이 동호회 선수라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 사진은 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 결승에서 인도팀과 경기를 펼친 주재훈의 모습. /사진=뉴스1
이번 대회 양궁 첫 메달을 획득한 주재훈이 동호회 선수라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다. 사진은 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 결승에서 인도팀과 경기를 펼친 주재훈의 모습. /사진=뉴스1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한국 양궁 첫 메달은 컴파운드 혼성전에서 나왔다. 이번 메달은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동호회 출신인 주재훈이 이뤄낸 성과인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채원과 주재훈은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대회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 결승에서 인도의 조티 수레카 벤남과 오야스 프라비 데오탈레 조를 상대했지만 158-159로 석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컴파운드 혼성전 대표팀의 메달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재훈의 이력도 함께 주목받았다. 그가 정석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평범한 양궁 동호회 출신 선수이기 때문이다. 머니S는 취미로 양궁을 시작해 국가대표에 도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딴 주재훈을 5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주재훈은 전역 후 대학에 복학한 24세에 우연히 동호회를 통해 양궁을 접했다. 이후 양궁에 꾸준히 흥미를 가졌고 한국수력원자력에 청원경찰로 입사한 이후에도 매일 2~3시간씩 활을 쏘며 실력을 키웠다.

소채원(왼쪽)과 주재훈이 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 시상식 후 은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소채원과 주재훈은 이날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 결승에서 인도의 조티 수레카 벤남-오야스 라빈 데오탈레에 158-159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사진=뉴스1
소채원(왼쪽)과 주재훈이 4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 시상식 후 은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소채원과 주재훈은 이날 양궁 컴파운드 혼성전 결승에서 인도의 조티 수레카 벤남-오야스 라빈 데오탈레에 158-159로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사진=뉴스1


주재훈은 동호인 신분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국가대표에 도전했다. 집념의 그는 다섯 차례 도전 끝에 지난 4월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대표 선발전에서 4위를 기록하며 마침내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고 선수촌에 입성하기 위해 회사에 이해를 구했다. 지난 3월 주재훈은 회사에 1년 휴직을 신청했고 회사도 이를 수용하면서 원활한 대회 준비가 가능했다.

그는 시상식 이후 이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했다. 주재훈은 "오늘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국제대회 첫 메달을 아시안게임 메달로 땄다. 이 은메달은 가보로 남길 것"이라며 "이 메달을 따기까지 정말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다. 경북 울진 지역사회, 가족들, 회사 관계자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 쉽지 않았을 텐데 휴직 신청을 받아주셨다. 그 덕분에 국가대표 자격을 유지하고 이렇게 국제대회에 나와 메달을 땄다. 회사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 아직 몇 경기가 남았는데 값진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주재훈은 남들보다 부족한 연습량에도 기량을 끌어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나는 전문 선수들보다 슛 타이밍이 빠르다. 전문 선수들이 6발을 쏘는 데 일반적으로 15분가량 걸리지만 나는 5분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하루 2~3시간씩 활을 쏘면 훈련할 시간이 모자라지 않았다"며 "해외 양궁 선수들의 동영상을 찾아 멘털 관리 방법을 배웠다. 또 각종 협회와 동호인 대회를 뛰면서 경험을 축적했다"고 설명했다.
3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개인 준결승 경기, 주재훈이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중국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남자 개인 준결승 경기, 주재훈이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주재훈은 엘리트 양궁 선수의 길을 걷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선수로 양궁을 시작했으면 이렇게까지 성장하지 못했을 것 같다. 나는 자유분방한 스타일인데 선수는 억제하는 스타일의 훈련을 한다"며 "나한텐 그런 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지금이) 선택권이 넓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열정과 노력을 조금 기울인다면 본인의 적성을 찾을 수 있다. 적성을 찾고 꾸준히 노력하면 동호인도 전문 선수 못지않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국제대회에서도 충분히 해외 선수들과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기량을 보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재훈은 5일 남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에 출전한다. 주재훈·양재원·김종호로 구성된 남자 양궁 컴파운드 단체전 대표팀은 이날 오후 2시30분 8강전 상대인 태국과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