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가 서울 송파구 롯데 시그니엘 서울에서 진행된 2024 롯데마트앤롯데슈퍼 파트너스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가 서울 송파구 롯데 시그니엘 서울에서 진행된 2024 롯데마트앤롯데슈퍼 파트너스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기사 게재 순서
①편의점에 밀리고 온라인에 치이는 대형마트
②수장 교체한 이마트, '신규 출점' 재시동
③일단 수익성은 개선… 롯데마트 다음 단계는
④온라인·신선식품에 사활 건 홈플러스
⑤'코로나 효과' 빠진 하나로마트, 아쉬운 온라인



롯데마트가 롯데슈퍼와 통합 운영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원팀 전략 성과를 내면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했다. 내년에는 새로운 성장 전략을 더해 20여년간 이어온 종합 할인점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영 목표인 그로서리(식료품) 전문 매장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마트·슈퍼 통합 1년… 수익성 개선 성공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부터 롯데슈퍼와 통합 운영을 시작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마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5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57.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4년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롯데슈퍼도 매출은 3470억원으로 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0억원으로 146.6% 급증했다.

롯데마트와 슈퍼 사업부문의 통합 구매를 추진해 매출총이익률(GPM)이 개선되며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2022년 11월부터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채널의 최전선인 대형 할인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 분야에서 각 20여년 이상 쌓아온 전문성과 노하우를 교류, 상품 기획과 소싱 전 과정을 점검하고 통합 소싱 업무를 새로 정립했다.
그래픽=이강준 기자
그래픽=이강준 기자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롯데마트와 슈퍼가 공동으로 소싱을 진행하면서 행사 물량을 기존 대비 50% 이상 확대했을 뿐만 아니라 대량구매를 통해 상품 원가를 낮춰 한우, 돼지, 햇마늘, 무 등 다양한 신선식품을 반값에 가까운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신선 식품 품질 개선을 위해 생산부터 진열까지 유통 전 과정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신선을 새롭게' 프로젝트와 오프라인 매장을 자주 방문하는 충성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스노우 플랜', 가성비 극대화 상품 '온리원딜' 단독 출시 등 고객 경험을 재설계하며 롯데마트 방문 고객 수가 12년 만에 증가하는 성과도 창출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 중인 할인점과 슈퍼 소싱 통합에 따른 매출총이익률 개선세가 눈부시다"며 "현재 계획 대비 약 30% 진행됐는데 상품코드 통합, 발주 시스템 개발, 벤더 통합 작업까지 고려하면 통합에 따른 수익성 개선세는 2025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점포 유형 재편 속도… 그로서리 마켓 리더 노린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올해 성과를 기반으로 내년에는 새로운 경영 목표인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향후 ▲통합 소싱 확대 ▲그로서리 상품 혁신 ▲통합 시스템 구축 ▲점포 유형 재정립 등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사업부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와 슈퍼는 ▲모든 콘텐츠를 집대성한 '제타플렉스' ▲식품 중심 매장으로 전환한 '롯데마트' ▲통합 소싱을 통해 향상된 그로서리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근거리 상권을 공략하는 '롯데슈퍼' ▲'롱 델리 바'를 필두로 다양한 식료품을 제안하는 '그랑 그로서리' 총 4가지 점포 유형으로 재편해 새로운 먹거리 소비문화 형성에 나선다.

서울 중구 봉래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서울 중구 봉래동에 위치한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고객들이 계산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는 지난 4월28일 동래점을 시작으로 9월14일 제타플렉스 서울역점, 10월5일 중계점 등 3개 점포의 리뉴얼을 완료했다.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의 경우 지난 9월 오픈 이후 현재까지 약 두 달간 매출이 전년 대비 60% 이상 신장했으며 객수 역시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올해 4분기 중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라는 새로운 유형의 매장을 선보인다. 그랑 그로서리는 매장의 90%가량을 그로서리 상품군으로 편성하고 식품 특화 매장을 총집결시킨 점포로, 국내 최대 즉석 조리식품 제안 매장을 표방한다. 그랑그로서리 1호점으로 예정된 은평점의 경우 약 40m 길이의 국내 최장 즉석조리 식품 매대를 앞세워 '요리하다 키친' '요리하다 스시' '요리하다 그릴' 3가지 핵심 상품군 아래 롯데마트에서 가장 다양한 즉석조리 식품을 내놓는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지난 9월 열린 '최고경영자 기업 설명회의 날'(CEO IR DAY) 행사를 통해 "대형마트 사업은 경쟁사를 이기고 싶다기보다 고객의 마음을 이기고 싶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며 "고객이 원하는 상품과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현재 투자 중인 오카도 스마트 물류 자동화 센터 CFC 1기가 오픈(2025년 12월 예정)하면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좀 더 잘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