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셀프 공관위원장 추천… 국민의힘 "정치 현실 몰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셀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추천'이 당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인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 혁신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셀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추천'이 당내에서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달 30일 뉴시스에 따르면 인 위원장은 이날 혁신위원회 회의 후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공언했던 말이 허언이 아니라면 저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하길 바란다"며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가지고 논란을 벌인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혁신위에 대해선 "그동안 수고 많이 했다"며 "당의 발전을 위한 나름대로 좋은 대안을 제안해 주신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인 위원장의 셀프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 추천은 사전에 혁신위원들과 논의된 내용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1일 뉴시스에 따르면 인 위원장은 자신이 직접 준비한 메시지를 발표하겠다는 언질만 했을 뿐 사전 조율 과정을 거치지는 않았다.

공관위원장 요구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알지 못했던 혁신위원들 입장에서는 돌발 행동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다만 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한 혁신위원은 뉴시스를 통해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추천 발언을) 예상하지 못했고, 회의에서도 전혀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며 "지도부가 공관위로 안건을 넘긴다고 하니 배수진을 친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반면 혁신위원회가 아닌 국민의힘 당내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국민의힘 당대표실 관계자는 "인 위원장이 악수를 둔 듯하다"며 "공관위원장 인선은 어렵고, 혁신위원이 공관위에 참여하는 식으로 타협이 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정치 현실을 모르는 것 같다. 혁신의 방향이 어떻게 돼야 하는지, 당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것부터 이야기하고 물갈이도 있어야 하는데"라며 "그런 게 없으니 마치 권력 투쟁인 것처럼 당사자들에게 비춰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