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가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손·이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각각 재석 180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 무효 2명, 재석 180명 중 찬성 174명, 반대 3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의결했다. 2023.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소추안 투표가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 손·이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각각 재석 180명 중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 무효 2명, 재석 180명 중 찬성 174명, 반대 3명, 기권 1명, 무효 2명으로 의결했다. 2023.12.1/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올해도 법정 기한(12월2일)을 넘긴 가운데 R&D(연구·개발), 검찰 특수활동비, 지역사랑상품권 예산 등 쟁점을 놓고 여야 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은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검)과 채상병 사망사건 국정조사를 이달 내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벌써부터 헌정 사상 최초로 '준예산 정국'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준예산은 새로운 회계연도 개시(1월1일)까지 예산안이 의결되지 못했을 때 전년도 예산에 준해 예산을 집행하는 제도다.

여야는 지난달 27일부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소위를 열어 657조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세부 증감액을 놓고 비공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30일까지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예산안은 국회법에 따라 이달 1일 정부 원안 그대로 본회의에 자동 회부됐다.


하지만 1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안 처리를 두고 벌인 극한 대치 속에 예산안 협상이 멈춰섰고, 결국 2일까지인 법정 처리 시한도 넘기게 됐다. 이로써 국회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예산안 지각 처리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

국민의힘은 증액 최소화를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권력기관의 특수활동비와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을 감액해, R&D와 청년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외 원전·신재생에너지 사업, 지역화폐, 새만금 사업 등을 두고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예결위 여당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월요일(4일)부터 어떤 형태로든 만나서 최대한 정기국회 기한 내 예산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안 되면 이견이 좁혀질 때까지 계속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안만 해도 좁혀야 할 쟁점들이 산적해 있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쌍특검법이다. 쌍특검법은 지난 4월 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180일의 심사 기간을 거쳐 지난 10월24일 본회의에 부의됐다. 그로부터 60일 이후인 오는 22일까지 상정되지 않으면 그 이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이에 당초 연말 쌍특검법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민주당이 자동 상정 시점까지 기다리지 않고 정기국회 종료 전날인 오는 8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 처리를 벼르고 있다.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국정조사까지 연내 마무리해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려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포석이다.

여야 대치 전선이 갈수록 가팔라지면서 국회와 정부 안에서는 준예산을 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양당 정책위의장·예결위 간사·원내대표까지 참여하는 '3+3 협의체'를 통해 막판 극적 타결될 수도 있지만, 준예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

2023~2027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은 656조90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47%(308조7000억원)가 전년도에 준해 집행할 수 없는 재량지출예산이다.

준예산 사태가 현실화되면 내년도 상반기 신규 사업은 예산 지출이 불가능하고, 국방비와 공무원 인건비 등 최소 비용만 써야 한다. 재량예산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과 연구개발(R&D), 각종 복지 사업도 묶이게 돼 국정 운영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