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시세] "MZ도 늙었다"… 새 소비주체로 떠오른 '잘파세대'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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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6 | 11: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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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각이 남다른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머니S는 Z세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그들의 시각으로 취재한 기사로 꾸미는 코너 'Z세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Z시세)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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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도 이제 한물 갔다. 최근 잘파세대가 새롭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를 합친 단어다.
잘파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전환을 겪은 밀레니얼 세대와 차이를 둔다. 특히 잘파세대는 메타버스, VR, AI 등 최신 기술에 민감하고 거부감도 적다.
새로운 세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잘파세대는 최근 소비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잘파세대는 '요즘 아이'라고 불리며 많은 영향력을 발휘했던 MZ세대의 파워를 넘어설 수 있을까.
새롭게 등장한 잘파, MZ와 차이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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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파세대와 MZ세대의 가장 큰 차이는 세분화된 나이 구분에 있다. MZ세대의 경우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나이대가 폭넓은 편인 반면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까지로 좀더 좁혀졌다. 그동안 10~30대를 하나의 세대로 보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던 게 사실. Z세대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보단 알파세대와 성향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밀레니얼세대는 성장 과정에서 PC 보급을 겪었지만 잘파세대는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성장했다. 따라서 PC가 익숙한 밀레니얼세대와 달리 잘파세대는 스마트폰을 PC보다 더 편리하게 여긴다. 디지털 기술에 거부감이 낮은 것 외에도 잘파세대는 여러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제일 눈에 띄는 것은 공유 경제다. 잘파세대는 물건의 개념을 소유가 아닌 사용에 둔다. 따라서 중고거래 이용률도 높은 편이다. 중고거래 쇼핑 사이트인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 2021년 6월 말 기준으로 25세 미만 사용자 수가 전체 사용자의 40%에 육박했다. 전 연령대 중 제일 높은 비중이다.
잘파세대는 어릴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은 만큼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익숙하다. 이밖에 다른 세대에 비해 개성을 중시, 초개인화, 실리 추구, 숏폼 같은 영상 콘텐츠 선호, 소비를 통해 자존감 상승 등의 특징을 지닌다.
유행 빠른 업계에서 잘파를 주목한 이유
잘파세대는 2024년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황지영 노스캐롤라이나대 마케팅과 교수는 지난해 10월 도서 '잘파가 온다'를 통해 잘파세대가 소비로 자존감을 높이는 특징을 지닌 만큼 강력한 소비 전력을 지닌 세대라고 분석했다.특히 황 교수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잘파세대가 몇 년 안에 시장을 압도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황 교수뿐만 아니라 여러 마케팅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잘파세대가 소비 트렌드의 중심 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물론 IT·금융·패션업계 등이 지난해부터 발 빠르게 잘파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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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잘파세대를 타깃으로 한 복합문화공간을 운영 중이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위치한 '그라운드220'은 LG전자의 제품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해당 공간에서는 성향 테스트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추천받거나 전문가 클래스, 신제품을 볼 수 있는 팝업 그라운드 등 잘파세대 맞춤으로 공간이 조성됐다.
그라운드220 현장 관계자는 "10대 중반에서 20대 초반의 고객이 제일 많이 방문한다"며 "아무래도 노트북, 스탠바이미 등 젊은층이 선호하는 제품이 많아 방문객도 10대~20대가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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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220을 찾은 A씨(남·24세)는 "노트북을 (사려고) 알아보고 있는데 이곳에서 체험이 가능하다고 해서 왔다"며 "매장과 달리 사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어 제품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쉴 수 있는 공간에서 직접 제품을 써볼 수 있고 포토 공간도 마련돼 마음에 든다"고 평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래 고객층과 소통하기 위해 해당 공간을 구성했다"며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잘파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직접 제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포토존과 굿즈존, 카페 공간 등 다양한 공간을 조성해 콘텐츠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잘파세대의 특징에 맞춘 마케팅을 선보였다.
금융업계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모바일 기반·특화 플랫폼이 잘파세대 공략에 적극적이다. 잘파세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디지털 콘텐츠에 더 친화적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는 10대 청소년 위주의 서비스를 내놓았다. 카카오뱅크는 10대만 사용 가능한 '미니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토스는 어린이·청소년 전용 '유스카드(USS card)' 등 금융상품뿐만 아니라 '해냄 저금통', 시간표, '머니 스터디 카페' 등 특화 서비스도 제공한다.
토스 관계자는 "알파세대인 10대의 독립적 금융생활의 필요성에 대한 니즈가 많아 해당 서비스를 구성했다"며 "모든 서비스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디지털에 특화된 10대 사용자가 더 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연령에 맞춰 서비스를 국한하는 건 아니지만 10대의 경우 성인에 비해 금융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금융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제공한다"며 "텍스트 콘텐츠지만 현재 구독자가 2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잘파세대, MZ세대 파워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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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가 더 낮아진 잘파세대가 MZ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기성세대화됐다고 볼 수 있다"며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잘파세대가 문화·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세대 변화가 일어났다"며 "코로나19가 끝난 뒤 디지털 기술과 문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밀레니얼 세대보다 잘파세대가 소비층에서 더 두각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다만 모든 분야에서 잘파세대가 두각을 나타내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어떤 분야인지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소비 비용이 큰 분야에선 아무래도 잘파보단 경제적 여유가 있는 밀레니얼 세대가 주 소비자이기 때문에 트렌드를 주도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IT·유통 등 트렌디함을 요구하는 분야에선 잘파가 밀레니얼 세대를 대체한 트렌드 주도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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