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2일!] 7만명 목숨 앗아간 中대지진… 3세兒 '경례'로 피어난 희망
[역사 속 오늘] 2008년 쓰촨성 대지진
최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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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12일. 중국 쓰촨성 원촨현에서 리히터 규모 8.0의 강진이 발생했다. 사망자만 7만명에 육박할 정도의 재앙이었다.
2008 베이징하계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중국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 빠졌다. 도시를 마비시킬 정도의 재난은 성장 가도를 달리던 중국을 멈춰 세웠다.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를 잃었다. 특히 한창 수업 중이던 학교 건물들이 무너지며 많은 어린 학생들이 숨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도시가 멈췄다"… 수십만명 사상자 낸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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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은 2008년 5월12일 오후 2시28분(현지시각) 중국 쓰촨성 원촨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표로부터 14㎞ 아래에서 시작된 규모 8.0의 강진이었다. 주 진동 이후 약 24시간 동안 지진 규모 5.0에서 6.0의 여진이 계속돼 피해가 급증했다. 주 진동 발생 후 일주일 동안 150여회의 여진이 발생했고 이중 최대 규모는 6.2였다.
지진은 유라시아 지각판 티베트 고원 지대에서 유라시아판과 인도판이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대륙판 충돌로 지각이 움직이면서 쓰촨성 서북쪽 룽먼산의 단층 활동을 유발했다. 중국 쓰촨성은 두 대륙판의 경계에 위치해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실제로 최근 100년 동안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총 163차례 발생했다. 2013년 4월에는 쓰촨성 루산현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해 200여명이 죽거나 실종됐으며 가장 최근인 2022년 6월에는 야안시 루산현과 바오싱현에서 각각 규모 6.1과 4.5의 지진이 잇달아 발생해 최소 4명이 사망했다.
2008년 쓰촨성 대지진은 내륙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쓰나미보다는 산사태 등 지진 자체의 피해가 컸다. 이 지진으로 사망자 6만8712명, 실종자 1만7921명, 부상자 약 37만여명이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약 10만㎢에 달한다. 21만6000동의 건물이 피해를 입는 등 직접적인 경제 손실이 약 8452억위안(약 160조원)에 달했다. 특히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쓰촨성 베이촨현은 도시가 폐허가 될 정도였으며 청두 전체의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46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은 고아가 됐다.
중국 정부는 중공군과 구조대원, 의료진 등 10만여명의 인력을 현지로 파견해 구호 활동을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정부와 민간 자원봉사단체 등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당시 한국 정부도 구조대원 44명을 쓰촨성 스팡현으로 파견해 구조 활동과 사체 발굴 작업을 지원했다.
가족과 친구 앗아간 최악의 자연재해… 기적과 희망을 선사한 '경례 아기'와 '영웅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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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사상자를 낳은 재해로 중국 전체는 큰 충격에 빠졌다. 당시 트라우마를 겪는 중국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한 아이와 돼지가 있었다. 이들의 소식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전해지며 중국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2008년 쓰촨성 대지진 당시 3세였던 랑정은 무너진 유치원 속에서 20여시간 만에 발견됐다. 하늘색 판자에 실려 구조되면서 어린 랑정은 자신을 구해준 군인들에게 경례로 감사를 표했다. 이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랑정은 '경례 아기'라고 불리며 중국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을 구조해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잊지 않는 어린아이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지난해 6월 중국 매체들은 랑정의 근황을 앞다퉈 보도했다. 랑정은 가오카오(중국 대학입학시험)에서 쓰촨성 수험생 전체에서 상위 30등 안에 드는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약 80만명의 수험생 중 상위 0.003%의 성적을 받은 랑정은 이후 중국 최고 명문대 중 하나인 베이징대 국제관계학과에 합격했다. 당시 중국 매체들은 "폐허 속 구사일생한 아기가 키 185㎝의 훤칠한 청년으로 자라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랑정은 "공무원이 돼 내게 관심과 도움을 줬던 모든 이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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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의 잔해 속에서 36일 동안 살아남아 구조된 돼지 역시 재앙에 빠진 중국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돼지는 포대자루에 남은 숯을 먹고 빗물을 받아먹으며 잔해 틈에서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36일 만에 구조된 돼지는 '기적의 돼지' '희망의 돼지' 등으로 불리며 널리 알려졌다.
이후 돼지는 청두 지엔촨박물관에서 지내며 강한 의지를 가진 돼지라는 뜻으로 '주지엔창'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지엔촨박물관은 지난 2021년 6월17일 "강인한 의지의 돼지가 6월16일 저녁 10시50분 노령과 피로로 죽었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돼지의 평균 수명이 10~15년임을 감안하면 주지엔창은 수명을 다해 죽은 것으로 보인다. 주지엔창의 죽음에 많은 중국 국민들이 애도와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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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