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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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형제 중 유일하게 결혼을 하지 않고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다. A씨의 아버지는 취득한 지 오래된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는데, 본인의 유고가 발생했을 때 그간 자신을 봉양한 A씨에게 이 집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부모를 봉양한 자녀가 주택을 상속받으면 세금이 줄어들까?


상속세는 고인이 남긴 재산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세액계산 과정에서 고인이 남긴 재산 중 일정금액을 차감해 주는데 이를 상속공제라 한다. 상속공제 중 자녀가 부모를 봉양한 경우 적용 받을 수 있는 동거주택상속공제가 있는데, 요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우선 동거주택상속공제는 피상속인(돌아가신 분)이 세법상 거주자일 것, 주택을 상속 받는 상속인은 직계비속(자녀, 손주) 또는 대습상속으로 인해 상속인이 된 직계비속의 배우자일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대전제를 충족했다면 다음의 세부 요건을 갖춰야 한다.


먼저,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상속개시일(사망일)부터 소급하여 10년 이상 계속해서 하나의 주택에서 동거해야 한다. 상속인이 미성년자였던 기간은 제외된다. 만약 중간에 분가 했다가 재합가한 경우 계속해서 동거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군대, 취학, 회사 근무 등의 사유로 인해 동거하지 못했다면 계속 동거한 것으로 보되 동거하지 못한 기간은 동거 기간에 산입하지 않으므로 이를 감안해 10년 이상이 되는지 검토해야 한다. 또한 상속개시일 당시에 '상속주택에서 동거'하지는 않았어도 되지만,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같은 주택에서 살아야 한다.


둘째,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상속개시일부터 소급해 10년 이상 계속해 1세대를 구성하면서 1세대1주택이었어야 한다. 만약 무주택이던 기간이 있다면 그 기간도 1세대1주택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본다.

잠시 2주택 이상이었던 기간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피상속인이 새로운 주택을 취득해 일시적 2주택이 됐으나 2년 이내에 기존주택을 팔고 이사하는 경우, 피상속인 또는 상속인이 1주택자와 결혼했으나 5년 이내에 해당 배우자가 소유한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1주택자 자녀가 60세 이상의 부모, 조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세대를 합쳐 일시적으로 2주택이 됐으나 세대합가 후 5년 안에 자녀의 주택을 파는 경우 등 법에서 열거한 사유에 해당되면 2주택 이상을 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1세대1주택으로 봐주므로 해당사항이 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한가지 독특한 점은 현행 세법상 주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인 분양권과 조합원입주권은 주택 수에 포함되는데 동거주택상속공제에서 1세대1주택을 판단할 때는 조합원입주권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만 분양권은 포함되지 않는다.

셋째, 상속개시일 현재 무주택자이거나 피상속인과 공동으로 1세대1주택을 보유한 자로서 피상속인과 동거한 상속인이 상속받은 주택이어야 한다.

이러한 요건을 모두 갖췄다면 상속주택가액에서 해당 주택에 담보된 고인의 채무를 뺀 금액에 대해 최대 6억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약 자녀 여러 명이 공동으로 해당 주택을 상속 받는다면 요건을 충족하는 상속인의 지분 상당액만큼 공제받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요건을 갖춘 자녀에게 주택을 남기는 것이 상속세 절세 측면에서 유리하다. 만약 상속세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해 50% 세율 적용대상이라면 동거주택상속공제 여부에 따라 최대 3억원까지 상속세가 줄어들 수 있다. 미리미리 준비하여 아쉽게 공제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