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에서 한 대학생이 공사 현장 출근 이틀 만에 추락사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뉴시스
부산 영도구에서 한 대학생이 공사 현장 출근 이틀 만에 추락사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뉴시스


부산의 한 대학생이 공사 현장 출근 이틀 만에 추락사한 가운데 업체 측은 작업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주장하고 있다.

29일 뉴시스에 따르면 대학교 2학년 학생 A씨는 휴학 후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공사 현장에 발을 들였다. 지난 22일 부산 영도구 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 투입된 그는 출근 둘째 날 사고를 당해 숨졌다.


사고 당일 A씨는 아파트 24층 높이에서 덕트 설치 작업을 하던 중 덕트 내부로 떨어졌다. 당시 덕트 위에 덮여있던 덮개(개구부)조차 안전장치와 제대로 연결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 아버지는 공사 현장에 나가는 아들을 걱정하면서도 "젊으니 해봐라"며 안전화를 건네줬지만 아들은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부모 곁에 돌아오고 말았다.


A씨의 어머니는 "평소 음악을 좋아해서 대학교 밴드 동아리 활동도 하고 버스킹 공연도 하던 꿈 많던 아이였다"며 "그런 아들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숨지게 돼 온 가족이 충격에 빠져 있다"고 눈물을 훔쳤다.

부산 고용노동청은 해당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검토를 비롯해 안전 조치 준수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사 건설업체와 하도급 업체는 사고 현장에 대한 안전 조치 준수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만 있는 상황이다. 유족은 "업체 측은 사고 발생 원인을 작업자 부주의로 몰아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억울해했다.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관계자는 "중대재해 관련 수사가 시작되면 업체 간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라며 "조사의 투명성과 제대로 된 책임 소재 파악을 위해서는 노동청의 사고 조사 보고서가 공개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