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는 개인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주문제작 굿즈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마플코퍼레이션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는 개인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주문제작 굿즈 사업을 시작했다. /사진=마플코퍼레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중 일곱번째 난쟁이의 팬도 있지 않을까요? 같은 콘텐츠를 보더라도 각자의 다양한 취향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IP(지적재산권)를 상품화하는 것에 있어 개인의 취향과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주문제작 온디멘드 방식으로 서비스 확장을 고민해왔습니다."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46)는 지난 21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주문제작 굿즈 사업(POD·Print on Demand) 창업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박 대표는 2007년 주문제작 방식으로 굿즈를 만드는 '마켓프레스'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고객들이 마켓프레스를 줄여 '마플'이라고 부르면서 2020년 마플코퍼레이션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는 크리에이터 커머스 '마플샵'과 커스텀 굿즈 제작 플랫폼 '마플'을 운영하며 크리에이터 굿즈 시장을 선도하는 '굿즈샵 대명사'가 됐다.

유튜브 파트너사 선정… 마플코퍼레이션의 비결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는 누구나 최소수량 1개부터 주문제작 굿즈를 만들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사진=마플코퍼레이션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는 누구나 최소수량 1개부터 주문제작 굿즈를 만들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사진=마플코퍼레이션


마플에서는 누구나 자신만의 굿즈를 만들 수 있다. 자체공장이 있어 최소수량 1개부터 주문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고 부담도 없다. 마플샵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 1월 유튜브 쇼핑 플랫폼 파트너사에 선정되며 크리에이터 굿즈 시장을 선점했다.


박 대표는 "주문제작 방식의 제조업은 재고 부담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대부분 인쇄할 수 있는 제형을 원자재 형태로 보유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원자재 수급과 유통을 위해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발주 시기와 보유량을 조정함으로써 원자재와 재고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크리에이터들이 재고 부담 없이 판매할 수 있는 주문제작 방식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상품을 소싱하며 크리에이터뿐만 아니라 팬들도 만족할 수 있는 상품성 있는 퀄리티를 가장 신경 쓰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상품, 트렌드에 맞는 상품, 소장 가치가 있는 상품,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제형의 상품 등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상품 공급과 제작사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플샵을 이용하는 크리에이터들은 대부분 단발성으로 굿즈를 한정 판매한다. 박 대표는 오히려 굿즈를 한정판매 하는 게 장점이 됐다고 설명한다. 크리에이터 굿즈 시장의 롱테일(수요가 매우 낮을 것 같은 잠재적인 고객들을 저비용으로 찾아 마케팅)을 노리는 것이다. 올해로 2년째에 접어드는 마플샵 브랜드 커머스는 할인 한정 판매마다 매번 단기간 매진 사례를 기록해오고 있다.

박 대표는 마플을 통해 크리에이터가 미디어를 넘어 '1인 유통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대표는 "최근 크리에이터 커머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해도 아직 커머스를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숫자는 그렇지 않은 크리에이터에 비해 훨씬 적다"며 "크리에이터 콘텐츠와 제품에 소비자들이 지출하는 비중이 증가하면서 크리에이터의 찐팬만 구매하는 굿즈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방식의 커머스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 "크리에이터 커머스, 다양하게 진화할 가능성"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는 크리에이터와 팬의 오프라인 소통을 계기로 크리에이터 커머스가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마플샵 메인페이지 캡처화면. /사진=마플샵 홈페이지 캡처
박혜윤 마플코퍼레이션 대표는 크리에이터와 팬의 오프라인 소통을 계기로 크리에이터 커머스가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진은 마플샵 메인페이지 캡처화면. /사진=마플샵 홈페이지 캡처


마플코퍼레이션은 굿즈뿐 아니라 크리에이터와 팬들이 오프라인에서 소통할 수 있는 창구도 마련하고 있다. 마플샵은 굿즈·이벤트 기획 역량을 바탕으로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크리에이터들의 특성에 맞춰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 마플샵 성수동 팝업스토어는 내년 3월까지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박 대표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험과 디지털 콘텐츠를 실물로 만났을 때 물성이 주는 특별한 경험이 있다"며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즐기지만 콘서트를 가고 앨범이나 LP를 구매하는 것처럼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와 소장 욕구가 작용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서만 소비하고 볼 수 있었던 크리에이터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고 경험하는 이벤트는 기억에 남을 선물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며 "크리에이터 채널의 지속적인 성장과 유지 관점에서 오프라인 팬들과의 소통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에서 크리에이터를 만나고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기획은 계속될 것이다. 크리에이터 간의 컬래버, 브랜드 매장과 크리에이터의 컬래버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실적도 성장세다. 마플코퍼레이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34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13억원, 2022년 186억원에 비하면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0%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엔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했다.

☞박혜윤 대표 프로필
2007~ 마플코퍼레이션(구 마켓프레스) CEO
시카고 일리노이 주립대 가상현실학 석사
이화여대 동양화과 학사
서울예술고등학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