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독립 스튜디오' 전환… 박병무 대표 "주총 통한 분사 더는 없다"
임시 주총장 앞서 시위…박병무 공동대표 맹비판
김성아,
양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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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가 본사 중심의 운영 체제에서 벗어나 '독립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한다. 본사 집중도를 낮추고 독립적인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해 흑자 영업 구조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28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 R&D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설 회사 설립(분할계획서 승인) 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올해 2번째로 임시 주총을 열게 되어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박 공동대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게임 개발을 효율화하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자 분사를 고민하게 됐다"며 "본사에 너무 많은 인력이 집중돼 있다 보니 창의성과 절실함이 떨어진 면이 있었고, 도전 정신을 북돋우기 위해 독립된 스튜디오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분사 배경을 설명했다. "앞으로도 전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신규 지식재산권(IP)은 독립 스튜디오를 통해 개발하고 출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경영 효율화와 자사주 매입, 삼성동 사옥 매각 등을 약속드렸다"며 "지난 5월부터 7차례에 걸쳐 자사주 100억원어치를 매입했고 삼성동 사옥 매각은 현재 자문사를 선정한 상태로 내년 1분기 최종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신규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AI 전문 기업을 신설한다. 신설되는 회사는 3개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 ▲퍼스트스파크 게임즈(FirstSpark Games) ▲빅파이어 게임즈(BigFire Games) ▲루디우스 게임즈(Ludius Games)와 AI기술 전문기업 ▲엔씨 에이아이(NC AI) 등 총 비상장 법인 4곳이다. 각 신설 법인은 내년 2월1일 출범을 목표로 한다.
엔씨소프트는 본사 인력을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인 데 이어 내년까지 추가로 1000명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이번 감축은 엔씨소프트의 12년 만의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노조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송가람 엔씨 노조지회장은 "회사가 단기적인 재무 성과에만 집착하는 경영진으로 가득 차 있다"며 "분사 이후에도 본사의 신작평가위원회가 개발 여부를 결정한다고 하니 독립 스튜디오라는 명분이 무색하다"고 비판했다.
공동 집회에 참여한 배수찬 넥슨 노조지회장은 "회사의 실적이 나쁠 수 있지만, 직원들의 고용 안정부터 흔드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라며 "경영 실패의 책임을 실무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주총회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박 공동대표는 추가적인 분사 가능성에 대해 "이런 식으로 주총 결의를 거친 분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직 개편이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경영 효율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노조의 우려처럼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갈등만 심화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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