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o톡] '무안'보다 불안한 지방공항 안전 어쩌나
공항 카테고리 등급 높이면 공항 운영 효율↑... '로컬라이저' 존재 이유
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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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2 | 16: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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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momo톡'은 MoneyS의 Mo, Mobility의 Mo에 토크(Talk)를 합친 단어입니다. 머니S 모빌리티팀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탈 것 관련 스토리를 연재하며 자동차 부품과 용품은 물론 항공 관련 정보도 제공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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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안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전국 공항의 시설 안전에 대한 관심이 모인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구조물이 오히려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이 대표적이다.
로컬라이저는 '계기비행'을 위한 필수시설이다. 계기착륙시스템(ILS)의 핵심 구성요소로 항공기의 수평 정렬을 지원한다. 주로 활주로 끝에 설치, 전파를 통해 항공기가 활주로 중심선을 정확히 따라 착륙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수행한다.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도 활주로 끝에 설치됐지만 문제는 높이 2m가량의 콘크리트 블록 위에 '튼튼히' 지어진 점이다. 안테나 자체는 잘 부서지는 구조지만 그 아래 시설물은 그렇지 않았다. 보통은 안전을 위해 평지 위에 설치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전국의 모든 공항과 비행장의 로컬라이저 등 항행안전시설 재질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무안공항은 'CAT-I' 등급의 '계기비행' 가능 공항이다. CAT(카테고리, Category) 등급은 공항, 항공기 및 조종사 이착륙 가능 등급을 의미한다.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 시설을 보수한 배경이기도 하다.
공항에서는 높은 CAT 등급일수록 더 정밀한 착륙 유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로컬라이저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관련 시설 성능이 좋을수록 높은 CAT 등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CAT 등급이 높을수록 악천후 조건에서 운항 가능 영역이 달라진다. CAT-I은 시정 800m 또는 가시거리(RVR) 550m 이상에서 착륙 가능한데 CAT-IIIb는 RVR 50~175m에서도 착륙할 수 있다.
국내 공항의 CAT 등급은 인천, 김포, 김해, 제주 외엔 낮은 편이다. 인천국제공항은 모든 활주로가 최고등급인 CAT-IIIb이며, 김포국제공항은 14R 활주로가 CAT-IIIb, 32L 활주로가 CAT-I15다. 김해국제공항은 36L 활주로가 CAT-II, 18R 활주로는 선회접근을 요한다. 제주국제공항은 07 활주로와 25활주로 모두 CAT-II 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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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을 비롯한 대구, 광주, 청주 등 지방공항들은 대부분 가장 낮은 CAT-I 등급이며 울산, 양양, 포항, 사천 등은 활주로에 따라서도 등급이 다르다. 특히 군사 공항 목적이 큰 포항, 원주는 CAT 대신 관제사 유도 PAR 등급이다.
CAT 등급은 항공기와 조종사에도 적용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대부분 항공기가 최고등급인 CAT-IIIb에 대응한다. 보잉 B737 기종 중에서는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CAT-IIIa 기준을 적용했다. 제주공항을 거점공항으로 삼은 제주항공은 CAT II 등급을 만족하므로 기체, 기장 등급은 타 LCC 대비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LCC들은 도입 기종에 따라 등급이 다르고 대체로 CAT-I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항공기 등급에 맞춰 조종사들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
높은 등급은 하위 등급에 호환되는데 낮은 등급은 상위 등급에 접근이 불가능하다. 대체로 중·대형기가 높은 등급을 받는데, 이는 취항 가능 공항의 등급과도 연관이 있다. CAT 등급은 주로 공항의 계기착륙시설(ILS)과 항행안전시설의 성능에 따라 결정된다.
항공기 크기 기준으로도 중대형기(E, F급)는 활주로 길이가 길고 폭이 넓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등을 이용할 수 있는데 지방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짧고 폭이 좁아 C급 이하 소형기만 이용 가능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긴 활주로를 가진 대형 공항들이 더 높은 CAT 등급을 받는다"며 "높은 CAT 등급을 가진 공항은 악천후 상황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므로, 결국 수익성과도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대형공항일수록 첨단 설비 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지방공항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다 운항횟수도 많지 않아 과감한 설비투자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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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자본시장과 기업을 취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