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월18일 가수 유승준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의 의무를 지지 않게 됐다. 사진은 2012년 프랑스 칸영화제에 참석한 유승준의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2002년 1월18일 가수 유승준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병역의 의무를 지지 않게 됐다. 사진은 2012년 프랑스 칸영화제에 참석한 유승준의 모습. /사진=머니투데이


2002년 1월18일. 가수 유승준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시민권을 취득했다. 유승준은 평소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당대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던 톱스타는 한순간에 병역 기피자 스티브 유가 됐고 이후로 대한민국 영토를 밟지 못하게 됐다. 대중은 '돈은 한국에서 벌고 막상 입대하려니 미국인이 됐다'며 유승준을 비판했다.

'아름다운 청년'으로 불렸던 유승준… 그가 남긴 '말 말 말'

인기 가수 유승준이 병역 대상자가 되자 군대에 갈 것을 공언했지만 돌연 입대를 앞두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사진은 신체검사를 마친 유승준이 군대에 갈 것을 공언하는 모습. /사진=tvN 유튜브 캡처
인기 가수 유승준이 병역 대상자가 되자 군대에 갈 것을 공언했지만 돌연 입대를 앞두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사진은 신체검사를 마친 유승준이 군대에 갈 것을 공언하는 모습. /사진=tvN 유튜브 캡처


유승준은 1997년 데뷔와 함께 선풍적 인기를 얻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미국 유학파 솔로 가수인 유승준은 잇따라 많은 히트곡을 발매하며 인기 댄스가수로 성장했다. 미국 출신 유승준의 행동 하나하나는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다만 당시 유승준은 국내 병역법상 병역대상자가 아니었다. 당시 병역법 시행령 제134조 제8항 제2호엔 "1년 이상 국내에서 체재하고 있는 사람에 대하여 병역면제 처분을 취소하고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국내에 1년 이상 머물지 않고 미국 시민권을 유지해왔던 유승준은 병역면제 대상자에 해당했다.

그러나 2001년 3월27일 병역법이 개정되면서 유승준은 병역대상자가 됐다. 개정된 병역법 제134조 제8항 제4호에 "국내 취업 등 병무청장이 고시하는 영리활동을 하는 사람에 대하여 병역면제 처분을 취소하고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이 신설됐고 유승준은 국내에서 가수 활동을 하며 영리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승준은 병역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일각에선 그를 '아름다운 청년'이라 불렀고 당연히 병역 의무를 질 것으로 믿었다. 결국 유승준은 신체검사를 받았고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았다. 그의 신체검사 장면은 TV에 생중계될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유승준은 당시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병역 대상이 된 것을) 받아들여야 하고 여기서 결정된 사항이니깐 따르려고 한다" "남자는 때가 되면 다 가게 돼 있다" 등과 같은 발언을 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의 바람과 달리 유승준은 입대를 석 달 남기고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중국적자였던 그는 '유승준' 대신 '스티브 유'의 삶을 선택했다.

가수 유승준으로 떠나 병역기피자 '스티브 유'로 귀국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인이 된 유승준이 행정소송 끝에 국내 입국을 허락받았지만 입국금지 조치가 풀리지 않았다. 사진은 2015년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을 원한다는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YTN 유튜브 캡처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인이 된 유승준이 행정소송 끝에 국내 입국을 허락받았지만 입국금지 조치가 풀리지 않았다. 사진은 2015년 가수 유승준이 한국 입국을 원한다는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YTN 유튜브 캡처


유승준은 2002년 1월8일 서울지방병무청에 해외 공연에 간다는 이유로 일본과 미국 여행허가서를 제출 후 승인받아 일본으로 출국했다. 그는 일본 공연을 마친 후 미국으로 건너갔고 1월18일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에 병무청은 유승준에 대한 입국 금지 조처를 내렸다. 유승준은 2002년 2월1일부로 국내 입국 금지가 시행됐다. 다음날인 2일 유승준은 입국을 시도했지만 공항 면세 구역에서 6시간30분 동안 대기하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유승준은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년 반 동안 공익근무를 하고 나면 내 나이는 거의 서른이 된다"며 "댄스가수의 생명이 짧다" 등의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후 미국에서 지내던 2015년 유승준은 병역 의무가 풀리는 38세가 되자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다시 한국에 돌아가고 싶다"고 한국 정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유승준은 이 소송에서 대법원까지 가는 다툼 끝에 2023년 11월30일 최종 승소했다. 만약 유승준이 비자를 발급받으면 한국 땅을 밟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병무청은 유승준에 내린 입국 금지 조치를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을 맡았던 서욱 장관은 "스티브 유는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한 병역기피자"라며 "병역법을 위반하고 병역 의무를 위반한 헌법 위반자"라고 밝혔다.

당시 모종화 병무청장도 "스티브 유는 국내 활동을 하면서 영리를 획득하고 신체검사를 받은 후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병역을 기피한 유일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