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GS건설 사옥. /사진=뉴스1
GS건설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GS건설 사옥. /사진=뉴스1


국내 시공능력 6위 GS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여파를 딛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대부분 건설업체가 실적이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GS건설은 2023년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기저효과로 지난해 괄목할 만한 경영 성적을 기록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932억원) 대비 흑자 전환된 405억원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96% 증가한 3조3865억원을 달성했지만 30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90.3% 회복한 수치다.

연간 매출은 전년(13조4367억원) 대비 4.3% 감소한 12조863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흑자전환하며 각각 2862억원, 2650억원을 달성했다.


GS건설이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1932억원) 대비 흑자 전환한 40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GS건설이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1932억원) 대비 흑자 전환한 40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건설업체들의 실적이 연일 곤두박질치는 가운데 GS건설의 실적 상승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현재 건설업계는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건설 원가율 상승 기조에 탄핵 정국과 환율 변동 등 국내외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업황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업계 맏형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모두 매출·영업이익이 동시 하락하는 등 건설 불황의 여파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특히 현대건설은 지난해 1조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23년 만에 가장 큰 손실을 냈다.


GS건설의 호실적은 2023년 손실 처리를 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GS건설은 2023년 387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공사 도중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의 재시공을 결정하면서 5524억원의 손실 비용을 일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 GS건설의 당기순손실은 4195억원에 달했다.

'매출 40%↑' 플랜트·토목, 실적 회복 영향… 2022년 실적 절반 수준

GS건설에 따르면 부동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 사업 대신 플랜트·토목 사업이 실적 회복에 기여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신규 수주가 19조91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5% 증가했다. 이는 2022년(16조740억원)보다 높은 규모로 창사 이래 최대치다. 신규 수주는 미래 매출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사업본부별 매출을 살펴보면 건축주택사업본부가 지난해 9조5109억원으로 전년(10조2371억원) 대비 7.1% 감소했고 인프라사업본부는 1조1535억원으로 전년(1조1041억원)보다 4.5% 증가했다. 플랜트사업본부는 2023년 3004억원에서 2024년 4257억원으로 41.7% 증가했다.


플랜트사업본부는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증설 프로그램 패키지2번 (1조6039억원) ▲동북아 LNG Hub 터미널1단계 프로젝트(5879억) ▲인프라사업본부 호주 SRL East 지하철 터널 프로젝트(5205억원) 등을 수주했다. 이밖에 건축주택사업본부도 ▲부산 부곡2구역 주택재개발사업(6439억원) ▲청량리 제6구역 주택재개발사업(4869억원)을 따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전환한 2862억원을 기록했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GS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전환한 2862억원을 기록했다. /그래픽=김은옥 디자인 기자


다만 흑자전환에도 검단 사고 전인 2022년 영업이익(5548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가량 차이가 난다. GS건설은 부동산 호황기였던 2018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11월 아파트 브랜드 '자이' 리브랜딩을 선언하며 신뢰 회복과 내실 강화의 각오를 밝혔다. GS건설의 주택사업 비중이 경쟁업체 대비 높은 점을 고려해 원가율 개선과 브랜드 이미지 쇄신이 실적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올해는 매출 12조6000억원, 신규 수주 14조3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GS건설 관계자는 "안전과 품질에 기반해 건설업의 기본을 강화하겠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중장기 관점에서 사업의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