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토끼'(주니어김영사 제공)
'우주 토끼'(주니어김영사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햇살 가득한 어느 일요일 아침, 주인공의 집 부엌 창문으로 작은 우주선 세 대가 날아 들어온다. 우주선 안에서 내린 것은 놀랍게도 생쥐만큼 작은 우주 토끼들이다.

이 그림책은 꿈결 같은 이야기와 따뜻한 색감으로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2020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주목받은 작가 알레시오 알치니가 세밀화에 가까운 섬세한 그림으로 우주 토끼라는 독창적인 캐릭터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유도 모른 채 오렌지 주스를 찾아 집 안 곳곳을 누비는 우주 토끼들의 모습은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럽다. 오렌지를 사러 간 아빠를 기다리는 동안 공룡 책을 읽거나, 토끼 인형을 토끼 신으로 착각하고 절을 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다 같이 모여 오렌지 주스 춤을 추는 장면은 독자들에게 즐거운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우주 토끼'는 집이라는 가장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특별한 이야기다. 평범한 공간에 우주 토끼들이 등장하면서 그 공간은 특별한 공간으로 변모한다. 이러한 플롯은 우리에게 가장 평범한 공간도 상상력과 함께라면 가장 특별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렌지빛 색감 가득한 그림과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현실과 상상을 뒤섞어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 아이가 실제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인지, 아니면 상상 속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모호함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독자들은 '달에서 방아를 찧던 토끼가 우주복을 입고 날아온 것은 아닐까?', '언젠가 우리 집에도 우주 토끼가 오지 않을까?' 등 다양한 상상을 펼치며 책을 읽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주고,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동심을 되찾아주는 특별한 그림책이다.


△ 우주 토끼/ 알레시오 알치니 글/ 김지우 옮김/ 주니어김영사/ 1만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