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해양조는 올초 금융당국이 발표한 코스피 상장 유지 기준인 시가총액 500억원에 근접해 밸류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진은 보해양조 대표 제품인 잎새주. /사진=보해양조
보해양조는 올초 금융당국이 발표한 코스피 상장 유지 기준인 시가총액 500억원에 근접해 밸류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진은 보해양조 대표 제품인 잎새주. /사진=보해양조


'보해양조 3세' 임지선 승부수, '상폐 강화' 극복하나


올초 금융당국이 코스피 시가총액 500억원 이하, 코스닥 300억원 이하의 기업 퇴출 계획을 발표하면서 커트라인에 인접한 보해양조의 발걸음이 조급해졌다.


보해양조는 1952년 설립된 광주·전남 기반의 주류 중견기업이다. 소주, 과실주, 리큐르, 탁주, 일반증류주, 위스키, 식음료의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지역 주류 기업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트렌디한 혁신을 추구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주류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했다. 잎새주, 복분자, 매취순이 유명하다. 코스피에는 1988년 9월 입성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해양조의 지난 6일 기준 종가는 463원, 시가총액은 644억원이다. 시총이 코스피 상장폐지 기준인 500억원에 근접한 데다 주가는 하락세에 있다. 2015년 7월 최고 2845원이던 주가는 2021년 1710원까지 내림세를 보이더니 지난해 11월 394원까지 떨어졌다. 주가 하락이 지속된다면 코스피 상장폐지 위기가 올 수도 있다.


회사는 '오너 3세' 임지선, 전문경영인 조영석 각자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1985년생인 임지선 대표이사 사장은 창업주 고(故) 임광행 초대 회장의 아들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장녀다. 아버지가 인수한 창해에탄올에 상무이사로 입사, 보해양조에서 영업총괄 본부장을 거쳐 2015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올랐다. 주류업계 최연소 CEO이자 보기 드문 여성 대표 탄생의 순간이었다.

2024년 흑자전환하며 체질개선 성공

보해양조 최근 10년간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보해양조 최근 10년간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옥 기자


다만 그가 수장에 오른 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1237억원이던 매출이 ▲2016년 1155억원 ▲2017년 995억원 ▲2018년 820억원 ▲2019년 760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영업손익은 ▲2015년 82억원 ▲2016년 -60억원 ▲2017년 21억원 ▲2018년 -109억원 ▲2019년 -153억원으로 적자가 깊어졌다.

2020년 전문경영인을 대표로 추가 선임해 각자대표 체제 구축했는데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20년 785억원·17억원 ▲2021년 837억원·10억5000만원 ▲2022년 908억원·0.6억원 ▲2023년 931억원·-28억원으로 ▲2024년 876억원·25억원으로 개선됐다.


2023년 잠시 적자를 보였지만 1년 만에 내실에 주력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이 눈에 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신사업과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최근 보해양조는 지역 특산물 등을 활용한 이색 제품으로 MZ 마케팅을 펼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지난해 영화 '택시운전사'와 협업한 '택시운전사X잎새주'. 완도군과 함께 개발한 세계 최초 다시마 소주 '다시, 마주', 카페 설빙과 협업한 '설빙 흑임자순희 막걸리', 소금 레시피 막걸리 '쿠캣 솔티드 오리지널' 등이다. 11월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출시한 증류주 '악마의 영혼(DEMON'S SPIRIT)'은 전국 CU 편의점에서 단독 판매되며 게임 마니아층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업계는 임 사장의 새로운 승부수가 보해양조를 다시 전성기로 올려놓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