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2024. 2. 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2024. 2. 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주민 이주 구상에 대해 요르단 국왕이 오는 11일 트럼프를 만나 깊은 우려를 표현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 명의 요르단 고위 관리는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오는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트럼프와 회담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간 휴전이 진행 중인 가자지구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돌려보내지 않고 요르단과 이집트 등 주변국으로 이주시킨 뒤 미국이 직접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재건할 구상을 밝혀 국제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요르단은 트럼프의 가자 구상이 1993년 오슬로협정에서 합의됐던 '두 국가 해법'을 부정하는 것으로, 이스라엘 급진주의자들의 주장과 유사하다고 보고 반대한다.

팔레스타인(서안지구)·이스라엘 등과 국경이 맞닿은 요르단은 전통적으로 친미 동맹국이지만 영토가 작아 트럼프 구상에 따라 팔레스타인인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미 1948년 이스라엘 건립 후 다른 어떤 국가보다 팔레스타인인을 많이 받아들여 1100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팔레스타인인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이집트와 요르단이 미국의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음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그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고, 그들은 그것을 할 것"이라고 가자 주민 수용을 거듭 압박했다.

요르단 고위 관리는 압둘라 국왕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의 지원을 받기 위해 전화를 걸고 있다면서 이번 일이 "이것은 우리의 전략적 동맹국과의 유대를 가늠할 가장 큰 시험대"라고 말했다. 압둘라 국왕 본인도 트럼프의 계획이 실행 가능하지 않으며 요르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미 의회의 정치인들에게 로비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 휴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대통령은 압둘라 국왕과 중동을 더 평화롭게 만드는 데 협력할 방법에 대해 강력한 토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