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예고된 '관세 전쟁'의 포문이 열렸./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예고된 '관세 전쟁'의 포문이 열렸./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예고됐던 '관세 전쟁'이 중국과 처음 시작됐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트럼프가 중국 수입품에 부과한 10% 관세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각) 발효된 데 이어 중국이 맞대응해 미국에 부과한 관세도 이날 발효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행정명령에서 멕시코와 캐나다에도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나 발효를 하루 앞두고 관세 부과 시점을 30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10% 관세 부과를 예고한 중국의 경우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통화 등 막판 협상 여지도 남겼으나 협상에 실패해 예정대로 지난 4일에 시행됐다.

중국도 미국의 관세부과가 발효되자 지난 4일 즉각 대응 조치로 10일부터 미국의 일부 제품에 한해 10~1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원유, 농기계, 대형차, 픽업트럭에 10% 관세 ▲석탄과 액화천연가스에 15% 관세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밖에 중국은 텅스텐 등 5가지 희귀 원소의 수출 제한, 구글의 독점 여부 조사, PVH 그룹과 일루미나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올리는 내용 등도 제재에 포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전인 지난달 17일 시진핑 주석과 '우호적인 전화 통화'를 갖기도 했으나 관세 전쟁은 발발하게 됐다. 트럼프 취임 후 세계 각국과의 관세 전쟁의 첫 상호 포문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시작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0일 모든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오는 11일이나 12일에는 발표 즉시 발효되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 부과도 발표할 것이라 예고했다.


미-중 관세 전쟁이 어느 정도 강도로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중국 상무부는 지난 6일 대변인 정례브리핑을 통해 확전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허융첸 대변인은 "캐나다 멕시코 등 관련 국가들과 함께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도 무역 분쟁을 유발하기 위해 주도권을 행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허 대변인은 미국의 관세 부과 등에 대한 추가 조치를 묻는 말에 "중국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한 원유 석탄 등이 대중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등 품목 선정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대만중앙통신은 지난 9일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와 미 외교관계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중국 포럼에서 몇몇 전문가들이 중국은 관세보다는 미국의 기술 수출 통제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많은 중국 기업들이 사업을 해외로 이전했기 때문에 미국이 생각하는 것만큼 관세가 치명적인 무기가 아니라는 점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