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고효율 하이브리드 인버터 실외기 '하이렉스 R454B'. / 사진=삼성전자
지난 10~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고효율 하이브리드 인버터 실외기 '하이렉스 R454B'. / 사진=삼성전자


냉난방공조(HVAC) 분야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주요 가전기업과 에너지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가정은 물론 사무실, 생산설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인 데다 최근 인공지능(AI) 시대 개화로 수요가 늘고 있는 데이터센터에도 활용이 가능해 폭발적인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14일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HVAC 시장 규모는 지난해 1658억8000만달러(약 240조1610억원)에서 232년 2569억4000만달러(약 371조9720억원)로 연평균 5.6%씩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북미지역 시장 규모가 2023년 467억4000만달러(약 67조6795억원)에서 오는 2032년 757억5000만달러(약 109조6860억원)으로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HVAC 기술은 주거 및 사무환경 등 생활환경과 제품 제조, 물품 보관, 인력과 화물의 운반 등 전 산업 및 전 과정에 필수적 요소다. 기존의 제품들은 전기 에너지를 대량으로 소비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도 공조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력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HVAC 장비는 전체 상업용 건물 에너지 소비의 약 40%를 차지한다. 기후 제어 솔루션의 성장으로 인해 HVAC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정부 규제 표준 및 정책으로 인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HVAC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더욱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과 발열 문제 해결을 위해 냉난방공조 기술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HVAC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에어컨을 비롯한 다양한 가전제품에서 축적된 공조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냉난방공조 전문기업 '레녹스'와 삼성전자 50.1%·레녹스 49.9% 지분율의 합작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유통망에 레녹스의 유통망을 더해 판매 경로를 확대하고 레녹스는 유니터리 제품 외에 삼성전자의 개별공조 제품까지 판매하며 사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개별 공조 제품에는 기기간 연결과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싱스'와 집 전체의 전력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사용량을 절감하는 '스마트싱스 에너지'가 적용된다.

최근엔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 참가해 ▲고효율 하이브리드 인버터 실외기 '하이렉스 R454B' ▲가정용 히트펌프 'EHS'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R32 'DVM' 라인업 등 가정용∙상업용 공조 솔루션을 선보였다.

LG전자도 지난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의 냉난방공조 컨선털트를 한국에 초청해 B2B 분야 사업협력 확대를 협의한 데 이어 올해 'AHR 엑스포'에 참가해 산업용부터 주거용까지 고객 맞춤형 HVAC 솔루션을 선보였다.

▲모터 회전축에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는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 ▲미국 전역의 다양한 기후를 고려한 '인버터 히트펌프' 라인업 ▲'2025 AHR 혁신상' 지속 가능 솔루션 부문을 수상한 '주거용 한랭지 히트펌프' 등은 물론 생산, 판매, 유지보수까지 아우르는 현지 완결형 사업 체제를 알리는 데 주력했다.

에너지업계도 HVAC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콘덴싱보일러와 온수기 분야에서 이미 북미지역 1위를 꿰찼으다. 올해는 인버터 압축기를 적용한 고효율 '히트펌프'를 출시하고 난방 제품인 '콘덴싱 하이드로 퍼네스'와 연계해 통합적인 냉난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경쟁사인 귀뚜라미는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센추리 등 주력 계열사들의 기술력과 시너지를 바탕으로 난방, 냉방, 공조, 에너지가 하나의 기술로 통합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HVAC 시장 확대에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 오텍그룹도 금융 및 정부기관, 통신 등 주요 기관의 데이터센터 및 기업 사옥에 공조 솔루션을 납품하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텍 관계자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통합 솔루션 및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