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은 비상장기업인데도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 4000억원)를 웃도니, 벤처창업자에겐 당연히 꿈의 대상이다. 그뿐 아니라 첨단 기술의 상징으로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인 데다, 단기간에 급성장하기 때문에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 효과도 커서, 그만큼 국가적으로도 중요하다.


따라서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은 물론, 국가 간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유니콘의 특징적 트렌드를 간단히 살펴보자.

첫째, 지난 3년간의 금리상승으로 벤처기업의 자금압박은 컸지만, 그럼에도 불구 유니콘은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유니콘이 처음 시작된 2013년의 유니콘 수는 43개에 불과했다. 그랬던 것이 2020년엔 586개, 2022년 963개, 2024년 말에는 무려 1,565개로 연간 38.7%의 급증세, 기업 가치로는 2013년 782억 달러(860조원)에서 2024년엔 3.8조 달러(5487조원)로 연간 12.5%의 증가세다.


둘째, 미국의 일방적 주도에서 점차 국가적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도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예컨대 2013~2014년만 해도 유니콘의 80% 이상이 미국일 정도로 미국 주도였다. 하지만, 2020년엔 미국 48.0%, 중국 24.3%로 중국이 양강으로 뛰어 올랐고, 2024년엔 미국 48.3%, 중국 21.3% 외에 인도가 6.9%, 이스라엘도 5.2%로 유니콘 강국에 합류하고 있다. 또한 비중이 한 자릿 수이긴 하지만, 유럽도 영국(3.0%), 독일(2.0%), 프랑스(1.8%) 등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셋째, 유니콘의 글로벌화도 눈에 띄는 추세다. 왜냐면 기업 가치를 10억 달러 이상으로 높이려면, 무엇보다 시장의 확대 특히 해외 시장 확대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해외 시장과 연결된 글로벌 투자자의 자금 유치가 핵심 요소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인도와 같은 내수시장이 크지 않은 국가들의 경우 벤처가 유니콘이 되기 위해선 글로벌화가 필수적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실례를 봐도 중국과 인도의 경우는 내수와 자체 투자만으로 유니콘이 되는 경우도 30~40%나 되지만, 그 외 유니콘 수 '톱 10'에 이름을 올린 국가들은 거의 예외 없이 글로벌 시장진출과 글로벌 자금 유치로 유니콘을 탄생시키고 있다. 예컨대 프랑스(28개), 캐나다(21개), 싱가포르(15개)의 모든 유니콘들이 이에 해당한다.

아울러 유니콘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기업 가치 100억 달러 이상인 데카콘과 1,000억 달러 이상인 헥토콘도 출현하고 있다. 데카콘은 2024년 기준 50개로 총 유니콘의 3.2%, 미국의 Stripe, 데이터브릭스 등이 대표적이며, 헥토콘은 2개로 중국의 ByteDance와 미국의 SpaceX를 꼽는다.

넷째, 유니콘의 중점 섹터도 최근 2~3년 사이에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고 있다. 유니콘이 나타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유니콘 중 가장 많은 분야는 플랫폼 기업들이었다. 2024년 기준 유니콘 중 플랫폼 기업의 비중은 약 40%로 추정된다. 그중 기업 가치가 무려 2,25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ByteDance(틱톡), 미국의 온라인 결제 플랫폼인 Stripe(650억 달러), 미국의 온라인 협업 화이트보드 플랫폼인 Miro(175억 달러)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2020년을 전후로 코로나19가 터지고, 금리가 상승한 이후로는 딥테크(Deep Tech)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예컨대 2020년만 해도 14% 내외였던 딥테크 비중이 2024년에는 25%로 11%포인트나 증가했다. 특히 인공지능의 유니콘 증가가 빨라서 2020년엔 유니콘 기업이 63개(10.7%)였으나, 2024년엔 214개(17%)까지 상승했다.

특히 2024년엔 새로 탄생한 유니콘의 45%가 인공지능 유니콘일 정도였다. 대표 기업으로는 기업가치가 1570억 달러와 600억 달러에 달하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있다. 딥테크 중 2위는 환경테크(80개)로 총 유니콘의 5.1%, 3위는 바이오테크(65개)로 4.2%다. 2020년 14개(2.8%)였다가, 2024년 14개(0.9%)로 비중이 하락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정책당국과 벤처업계의 상호협력과 분발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그래픽=김은옥 기자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그래픽=김은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