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1년 동안 실적 개선에 전념한 결과 이마트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2025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신년사 캡처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회장 취임 이후 1년 동안 실적 개선에 전념한 결과 이마트가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신세계그룹 뉴스룸 2025 신세계그룹 정용진 회장 신년사 캡처


정용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8일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정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골프와 SNS 활동을 중단하고 '신상필벌' 기조 속에서 이마트 실적 개선에 전념했다. 그 결과 지난해 이마트는 업계 불황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회장 취임 전부터 "격변하는 시장에 놓인 유통기업에게 변화는 필수 전략이다. 나부터 확 바뀔 것"이라며 그룹 전체에 '고강도 혁신'을 예고했다. 정 회장 취임 직전 연도인 2023년 이마트가 사상 첫 적자를 낼 만큼 수익성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정 회장은 인사쇄신과 본업 경쟁력 강화, 부실 사업군 개선에 집중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타필드 마켓'(공간혁신)과 '푸드마켓'(가격혁신·식료품 위주 매장) 두 축의 전략을 세웠고 지난해 오프라인 업계 불황 속에서도 양호한 성적을 받았다. 별도기준으로 지난해 이마트 매출은 16조9673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1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662억원 감소했으나 일회성 비용(통상임금 충당금 등)을 제외하면 2616억원으로 39.0% 성장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29조209억원,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도 영업손실 469억원 대비 940억원 개선됐다.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따라 반영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연결 영업이익은 2603억원이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이마트 실적을 이끌었다. 고물가 시대 가성비 있는 대용량 상품 구성이 고객 유입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트레이더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0% 성장한 924억원이다. 트레이더스는 지난달 마곡점 개점에 이어 올해 하반기에 1개점을 더 열 계획이다.


이외에도 주요 자회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도 연간 매출 3조원을 돌파하고 점포 수 2000개를 넘기는 등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조1001억원, 영업이익은 1908억원이다.

인사쇄신·본업경쟁력 강화로 턴어라운드

이마트가 2023년 사상 첫 적자를 극복하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인포그래픽은 이마트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이마트가 2023년 사상 첫 적자를 극복하고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하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 인포그래픽은 이마트 실적 추이. /인포그래픽=김은옥 기자


정 회장은 '신상필벌' 원칙을 바탕으로 인사쇄신을 단행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이마트 적자의 큰 원인이었던 신세계건설 대표를 경질했다. 이어 6월에는 G마켓과 SSG닷컴 대표도 교체했다. 그룹 차원에서 단행한 첫 쇄신 인사로, 하반기 정기 인사 전에 이뤄진 일이다.

정 회장은 "고객 만족이라는 그룹의 핵심 경영이념을 실천하고 성장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해 신상필벌에 입각한 인사는 필수"라며 "나와 조직원 모두는 그룹을 지탱해온 '고객제일' 가치 실현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SSG닷컴은 연간 EBITDA 50억원으로 첫 흑자를 기록했다. 물류비 절감과 광고수익 증가 등 수익성 개선 노력의 효과를 봤다. 신세계건설도 영업손익을 538억원 개선했다.

증권가에서도 이마트의 지난해 턴어라운드와 앞으로의 실적 회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남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이마트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2025년 실적 회복 가시성이 높다"며 이마트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고 봤다.

정 회장은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성장 본격 재개'를 선언했다. 그는 "경기가 안 좋고 시장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우리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키워야 한다"며 "변화와 도전으로 성과를 낸 조직 구성원에는 합당한 보상을 하며 계속 혁신을 독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