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밖에 없다"… '홈플러스 위기' 본 정용진의 고심
[S리포트-정용진 '회장 1년'의 이마트] ③'토종' 유통 왕좌의 귀환 촉각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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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8 | 05: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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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8일 회장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정 회장은 '독하게' 업무에 집중했고 이마트는 실적 턴어라운드 성과를 냈다.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간 가운데 업계는 '토종' 이마트를 이끄는 정 회장의 2년 차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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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한 이마트가 올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업계는 홈플러스 사태로 '토종' 오프라인 채널의 자존심인 이마트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마트업계 1위인 이마트를 이끄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 지난해 연결 매출은 29조209억원, 영업이익은 47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2023년 이마트는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내고 유통 왕좌까지 쿠팡에 내주며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3월8일 정용진 회장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회장직에 올랐다. 이후 '독하게' 일만 하며 업계 1위 자리를 되찾기 위해 와신상담했다. 즐겨 했던 골프를 한번도 치지 않았고 연일 화제를 몰고 다니던 SNS 활동도 중단했다. 자주 방문했던 야구장도 개막전 관람이 유일하다.
경영에 몰입한 결과는 1년 만에 적자 탈출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퇴직충당부채와 희망퇴직보상금 등 2132억원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603억원으로 전년 대비 3072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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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정 회장의 책임경영을 더욱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사모펀드가 투자금 회수와 대출 상환에 급급해 주 수익원인 점포를 매각, 악순환에 빠진 홈플러스와 달리 이마트는 신상필벌을 내세우며 수시 인사를 단행하고 수뇌부가 혁신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절치부심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마트가 매출 30조원을 돌파할지 여부도 업계의 관심사다. 이마트는 줄곧 업계 1위로 군림했지만 매출 29조원대 박스에 갇혀 있다. 시장이 온라인 위주로 재편되고 쿠팡의 독주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이마트가 어떤 승부수로 성장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 회장은 최근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이마트 지분 10%를 매입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신규점포 출점·매장 리뉴얼 지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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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본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힘써온 이마트는 올해부터는 외형 성장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취임 1주년 기념 성장 전략을 발표하며 전 부문의 사업 박차를 예고했다.
할인점은 올해 최대 상권인 수도권에만 올해 3개의 매장을 선보인다. 지난달 문을 연 트레이더스 마곡에 이어 상반기에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을 연다. 하반기에는 인천에 트레이더스 구월 매장을 오픈한다. 2027년까지 신규점포를 3곳 더 추가할 예정이다. 신규부지도 5곳 이상 확보했다.
점포는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트레이더스를 우선적으로 확대한다.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매장은 죽전점의 성공을 토대로 스타필드 마켓 등으로 업그레이드를 이어간다. 기업형 슈퍼마켓인 이마트에브리데이도 올해 20곳 이상 매장을 연다.
단순히 '점포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매장 차별화에도 노력을 기울인다. 오프라인 매장만의 경쟁력이 없다면 온라인으로 언제든 쇼핑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그룹의 전 매장을 '일부러 가고 싶은' 접점 공간으로 만드는 것을 핵심 미션으로 내걸고 푸드마켓 등 차별화 매장을 지속해서 늘려갈 방침이다. 푸드마켓은 지난해 대구 수성점을 1호로 선보인 데 이어 상반기에 여는 고덕점도 푸드마켓으로 나온다. 매장 리뉴얼을 통한 '몰 타입 전환'도 계속 확대한다.
정 회장은 회장 취임 1주년 기념사에서 "경기가 안 좋고 시장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우리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압도적인 지배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마트의 방향과 관련해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마트가 쿠팡을 이기려면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리는 동시에 상품 및 서비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쿠팡이 더 이상 최저가 플랫폼이 아닌 상황에서 G마켓과 알리바바의 합작법인에 거는 기대도 크다. 알리바바의 저렴한 가격과 기술, 이마트의 서비스 경쟁력이 만난다면 쿠팡에 대적할 수 있을 만한 대형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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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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