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1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사진=추상철
2024년 11월1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있다. / 사진=뉴시스 추상철 기자 /사진=추상철


법원이 지난 1월 고려아연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의결된 집중투표제의 효력을 인정하기로 하면서 최윤범 회장 측은 일단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됐다.


집중투표제를 제외한 이사 수 상한·액면분할·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등은 모두 효력이 정지됨에 따라 향후 정기 주총에서 MBK·영풍 측과 새 이사회 구성을 놓고 다시 표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7일 영풍·MBK가 낸 '고려아연 임시주총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임시 주총에서 가결된 안건 중 집중투표제 도입(1-1호)을 제외한 이사 수 상한 설정(1-2호), 액면분할(1-4호),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1-6호), 배당기준일 변경(1-7호), 분기배당 도입(1-8호) 안건은 모두 효력을 잃게 됐다.

앞서 고려아연은 임시 주총 전날인 1월22일 영풍 지분 10.3%를 SMC로 넘겨 역외 순환 출자고리를 만들었다. MBK·영풍→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H)→SMC→영풍로 이어지는 식이다. 고려아연은 주식회사인 SMH 주식 100%를 소유하고 SMH는 SMC 호주 소재 주식회사 주식 100%를 갖고 있다.


현행 상법 제369조 제3항을 보면 회사와 모회사 또는 자회사가 다른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 다른 회사가 가지고 있는 회사 또는 모회사의 주식은 의결권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고려아연은 최대주주인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했고 MBK·영풍의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 시도는 무산됐다. MBK·영풍은 크게 반발하며 1월31일 임시 주총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상호주 제한'을 써서 임시 주총 전날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집중투표제의 효력은 그대로 인정한 만큼 최윤범 회장은 다음 주총에서 경영권이 MBK·영풍 측으로 넘어갈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3%를 초과하는 지분을 가진 주주는 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3%룰'에 따라 MBK·영풍 측의 의결권은 크게 제한된다.

MBK·영풍 측은 의결권 기준 지분 약 46.7%를 갖고 있으나 3% 룰을 적용하면 MBK·영풍·장형진 영풍 고문의 의결권 합계는 9% 수준으로 낮아진다.

반면 지분이 잘게 쪼개져있는 최 회장 측은 집중투표제가 유리하다. MBK·영풍 측이 다른 안건보다 집중투표제 도입 가장 크게 반발했던 이유이다.

업계에서는 다음 주총이 최대 전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 고려아연 측은 다시 사내이사 수 제한 등의 안건 통과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MBK·영풍 역시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