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험사기가 점점 고도화하고 증가세가 줄어들지 않자 금융당국이 핀셋 단속에 나선다.

금융감독원은 9일 이 같은 '2024년 보험사기 적발 실적'을 발표하고 사기 유형의 연령별·직업별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대응책 마련과 단속을 예고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규모는 1조15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8억 원(3.0%) 증가했다. 반면 적발 인원은 10만8997명으로 525명(0.5%) 줄었다.

지난해 가장 많이 적발된 보험사기 유형은 진단서 위·변조를 통해 보험금을 과장 청구하는 사고내용 조작(6690억 원, 58.2%)이었다. 이어 허위 사고(2325억 원, 20.2%), 고의 사고(1691억 원, 14.7%) 순으로 적발됐다.


특히 적발 금액은 △허위 사고 201억 원(9.4%) △고의 사고 91억 원(5.7%) △사고내용 조작이 74억 원(1.1%) 등이 전년 대비 각각 증가하며 보험사기가 더욱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2만7998명(25.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2만4528명, 22.5%) △40대(2만1055명, 19.3%) △30대(1만9746명, 18.1%) △20대(1만4884명, 13.7%) 순이었다.


60대 이상 적발 인원은 전년 대비 3230명(13.0%) 증가한 반면, 50대 이하 전 연령층에서는 감소세를 보였다.

연령별 보험사기 유형을 살펴보면 20~30대는 고의 충돌, 음주·무면허 운전 등 자동차 관련 사기가 많았고, 50대 이상은 허위 입원 등 병원 관련 보험사기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기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연령별·종목별·직업별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하고 핀셋처럼 정교한 방식으로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고령층과 청년층이 안일한 생각으로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예방 교육과 인식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보험설계사와 운수업 종사자들의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보험업법 개정 지원과 기획조사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가입자들은 브로커 등의 유혹에 넘어가 '이 정도는 괜찮겠지', '남들도 다 한다는데' 등의 안일한 생각으로 이들의 제안에 응하는 순간 보험사기에 연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보험사기는 단순한 부정행위가 아니라 중대한 범죄행위다"며 "무심코 가담했다가 보험사기 공범이 될 수 있으니, 솔깃한 제안은 단호히 거절하고 의심사례를 알게된 경우 적극 제보해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