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제공=카카오뱅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제공=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내달 중·저신용자 전용 신용대출인 중신용플러스대출의 판매를 중단한다. 인터넷뱅크의 포용금융과 혁신이라는 도입 취지와 달리 이자장사에 열을 올리면서 단기 수익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4월1일부터 '중신용플러스대출' 신규 판매를 종료한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하반기부터 자체 신용 기반 중신용대출과 중신용플러스대출을 판매했으나 내달부터 '중신용대출' 하나로 통합해 운영한다.

중신용플러스대출과 중신용대출은 직장인 중에서 KCB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가 대상이다. ▲연소득 2000만원 이상 ▲재직기간 1년 이상이고 신용평가 요건에 부합되는 근로소득자가 이용할 수 있다.


대출한도는 중신용플러스대출 최대 5000만원, 중신용대출 최대 1억원이다. 중신용플러스대출은 원(리)금균등분할상환 1·3·5·10년, 중신용대출 대출기간은 만기일시상환 1년, 대출 만기 전 1년 단위로 최대 10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대출한도가 낮고 만기가 짧기 때문에 금리는 높은 편이다. 이날 기준 중신용플러스대출의 금리는 연 6.398~11.965%, 중신용대출은 연 3.228~9.048%다.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는 중신용플러스대출 상품을 이용했으나 지금 보다 대출심사 문턱이 높은 중신용대출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 이용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 대출 공급 확대 초창기에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상품군을 세분화해 운영했으나 중저신용 대출상품을 '중신용대출' 하나로 단일화한다"며 "지난해 중신용플러스대출 취급 규모가 미미했기 때문에 중·저신용 대출 공급 축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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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처음 설립된 인터넷은행은 예외적으로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인수를 막는 은산분리를 완화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본 보유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자영업자 등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포용금융과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출시를 통해 금융시장 경쟁을 촉진한다는 취지다. 금융산업의 메기 역할을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설립 취지와 달리 저신용자 대출을 축소하는 등 포용금융에 소극적인 것은 물론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통한 이자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금융당국은 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평가 항목 및 배점을 강조했다. 주목할 부분은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 '포용성(사업계획)' 부문의 배점이 직전 대비 각각 50점 올랐고 혁신성 비중도 여전히 높다.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과 절차를 보면 총점 1000점 만점에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350점으로 비중이 가장 높고 ▲포용성 200점 ▲안전성 200점 ▲자본금과 자금조달방안 150점 ▲대주주와 주주구성계획 5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 50점 등으로 구성됐다. 포용성은 차별화된 고객군과 지역금융 기여도가 관건이다. 서민금융지원, 중금리대출 등 공급과 지역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계획을 살핀다.

서기수 서경대학교 금융정보공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과 차별성을 갖추려면 이자장사 한계에서 벗어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고 수익성을 모색해야 한다"며 "카카오뱅크는 택시를 타면 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인터넷은행 만의 혁신적인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