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외신도 '격동의 한국 정치' 조명… "혼란에 마침표"
정국 재정비의 신호탄으로 평가… 현장 통제 상황에도 주목
BBC "대한민국의 고집불통 다혈질 계엄령 대통령 영구히 파면"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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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4 | 15: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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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전원일치로 인용하며 파면을 결정하자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이 소식을 긴급 타전하며 한국 정치의 중대 전환점에 주목했다. 윤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두 번째로 탄핵에 의해 중도 하차한 대통령이 되자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언론은 판결 전후의 분위기와 향후 정국 전망까지 상세히 보도했다.
헌재 결정이 나온 뒤 주요 외신들은 한국이 겪었던 불확실성의 터널 끝에 정국 재정비의 신호탄이 울렸다는 평가했다. 우선 뉴욕타임즈(NYT)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 몇 달간의 정치적 혼란을 겪은 뒤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짚었다.
CNN방송은 "헌법재판소가 정치적 압박을 받던 윤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해임하면서 지난해 12월 짧은 기간 동안 계엄령을 선포하며 국가를 정치적 혼란에 빠뜨린 이후 몇 달 동안 이어졌던 불확실성과 법적 공방에 마침표를 찍었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번 결정이 단순한 권력 교체를 넘어 법치주의 회복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음을 부각시켰다.
블룸버그통신(Bloomberg)도 "헌재 선고로 윤 대통령은 취임한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권한을 박탈당했다"며 "한국 역사상 가장 격동적인 정치 사건 가운데 하나가 종결됐다"고 관측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미국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응하기에는 취약했던 리더십 공백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헌재의 탄핵 지지는 시장에 약간의 안도감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영국의 BBC는 윤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고집불통 다혈질적인 계엄령 대통령"으로 묘사하면서 "헌재가 지난해 12월 계엄령을 선포하며 권력을 남용한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고 영구히 공직에서 해임했다"고 전했다. BBC의 이같은 표현은 서구 사회가 윤 전 대통령의 통치 방식에 대해 가졌던 비판적 시선을 반영한다.
로이터통신(Reuters)은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을 파면했다"며 "한국에 수십년 사이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촉발시킨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국회의 탄핵을 인용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고 그의 직위를 박탈했다"며 "한국은 리더십 공백 와중에 역사상 최악의 산불과 항공기 사고를 겪었고 핵심 동맹인 미국으로부터는 25%의 관세를 얻어맞았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이러한 복합적 위기의 정점에서 내려진 헌재의 판단은 한국 사회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가늠하게 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봤다.
중국, '윤석열 파면' 검색어 1위… 윤, 반중 기조에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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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영향권인 다른 동아시아 언론들도 이 같은 초유의 사태를 면밀히 관찰했다.
특히 윤 전 대통령의 반중 기조 탓인지 중국 언론과 누리꾼의 반응도 뜨거웠다.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는 '윤석열 파면'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중국판 트위터 격인 웨이보에서는 '윤석열 탄핵심판'이 2위, '윤석열 파면'이 11위에 오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중국중앙(CC)TV는 "한국 헌법재판소가 윤석열이 헌법과 법률을 심각히 위반했다고 판단해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해임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윤 대통령 파면은 한국의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의 결과이며,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 사회의 분열은 쉽게 치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NHK방송은 긴급 뉴스로 윤 대통령의 파면을 보도하며 "작년 12월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 사회는 4개월간 정치적 혼란에 휘말렸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윤 대통령은 실직했고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예정"이라며 "현직 대통령이 탄핵으로 파면된 것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 사례"라고 소개했다.
"갈등은 끝나지 않았다"… 분열 장기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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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선고 당일, 외신들은 거리 상황과 시민 반응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BBC는 "헌재 앞 광장엔 윤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자가 함께 모였고 선고 직후에는 슬픔과 환희의 눈물이 엇갈렸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폭력 시위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가디언과 NYT 등은 "서울 도심에 최소 1만4000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됐고 헌재 인근은 사실상 봉쇄 상태였다"고 상세히 전했다.
정치적 위기와 민주주의의 시험대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은 막을 내렸지만 주요 외신들은 판결 이후에도 한국 사회의 분열과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AP통신은 "헌재의 결론이 내려졌지만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는 더욱 격화될 수 있다"며 "한국 내 정치적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화통신 역시 "이번 파면은 하나의 끝이 아니라, 더 깊은 정치적 분열의 시작일 수 있다"며 한국 사회의 향후 혼란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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