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윤 전 대통령 파면 후 첫 주말… 차분함과 흥분 공존한 도심
한세진,
차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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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6 | 1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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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맞이한 첫 주말. 6일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파면됐다. '12.3비상계엄'을 선포한 날 123일만으로 국회 탄핵 소추안이 접수된 12월14일을 기준으로는 112일만이었다.
헌재의 파면 결정은 국민 사회에 격렬한 파장을 예고했다. 실제로 파면 이후 첫 주말인 지난 5일과 6일에는 많은 인파가 도심에 집결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예상 외의 차분한 모습과 어수선한 분위기가 공존했다.
머니S는 6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듣기 위해 광화문으로 향했다. 광화문광장 앞에는 사랑제일교회가 주최한 광화문 주일연합예배가 열렸다. 하지만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는 포착되지 않았다.
민중민주당, '윤석열 사형' 피켓 들고 거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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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반대 목소리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광화문광장 한켠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는 민중민주당(약칭 민중당) 소속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환영했다. 피켓에는 '미군철거 시위 3182일째 윤석열 구속! 내각총사퇴! 내란배후 미군철거!'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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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광장 옆 또 다른 피켓에는 '내란수괴 파면! 사형!' '친위쿠데타 반란수괴 윤석열 체포!' 등 자극적인 문구도 포함돼 있었다. 민중당은 2016년에 창당한 극좌 성향 정당으로 반제국주의·반자본주의를 지향하며 반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탄핵 반대 발언 이어진 광화문 예배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매주 열리는 전국 주일 예배가 열렸다. 이날 예배는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열린 첫 예배였다.오전 11시 예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인근 도로는 인파로 분주했다. 동화면세점에서 코리아나호텔 앞까지 약 200미터 거리에 의자가 계속 설치됐다. 예배가 시작되자 본격적으로 인파가 모여들었다.
의자에 앉지 못한 사람들은 길 가장자리에 서거나 길 건너 벤치에 앉아 예배에 참여했다. 현장을 실시간으로 중계한 유튜브 영상은 본격적으로 예배가 시작되자 5만뷰 이상까지 조회수가 올라갔다. 지난 주 같은 시간 10만뷰에 비하면 비교적 차분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청했다.
광화문 전국주일 연합예배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전도사 A씨는" 헌법재판소 8명이 선고한 것은 저희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결론"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전 목사도 완전 정반대의 입장을 고수해서 보수 진영이 정권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A전도사는 "예배는 정치상황과 무관하게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동민 자유통일당 대변인 역시 "주일 예배는 탄핵과는 무관하게 진행된다"면서도 "예배 후 이어지는 토크 시간에는 시국에 대한 발언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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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예배에서는 정치적 발언도 종종 나왔다. 전광훈 목사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굴복할 수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에 반발했다.
예배 참여자들도 "탄핵은 부당하다"며" "윤 대통령이 너무 불쌍하다"고 주장했다. 주변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손에 든 시민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예배 현장에서 시위 물품을 판매하는 상인은 "여전히 태극기와 성조기를 찾는 사람이 있다"며 "방금도 하나 팔렸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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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발길을 돌려 청계천광장으로 향하던 중 만난 한 남성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광화문을 찾았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에 거주한다고 밝힌 이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은 매우 부당하다"며 "요즘 돌아가는 시국이 어이가 없어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예배가 계속 열린다고 들었는데 매주 참석할 예정"이라고 예배가 열리는 광화문광장 쪽으로 발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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