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ETF(상장지수펀드)가 상승세다. 사진은 2022년 2월25일에 촬영된 컴퓨터 회로 기판 반도체 칩.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의 관세 갈등 완화 기대감으로 반도체 산업 타격 우려가 줄면서 AI(인공지능) 반도체 ETF(상장지수펀드)가 상승세다. HBM4의 표준도 최근 공개되면서 반도체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25일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수익률은 12.34%를 기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이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AI반도체포커스'가 10.60%로 2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AI반도체핵심장비'가 9.87%로 3위였다.

해당 상품들은 한미반도체, 파크시스템스, 이오테크닉스, 주성엔지니어링 등을 공통으로 담고 있다. 같은 기간 ▲한미반도체 32.30% ▲파크시스템스 9.71% ▲이오테크닉스 6.63% ▲주성엔지니어링 9.82% 등 각각 올랐다. 특히 큰 폭으로 오른 한미반도체는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아들 2명에게 약 726억원 규모의 주식을 증여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가 TC본더를 경쟁사인 한화세미텍에 발주한 이후 한미반도체가 TC본더 가격 인상을 발표, SK하이닉스 단독 납품 체제에서 고객사 다변화 기대감 커져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정은빈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매니저는 "미 정부가 대중 고율 관세를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연방준비제도의 독립성 훼손 우려를 부인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됐다"며 "이에 반도체주 투자심리 회복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책 불확실성 완화… 반도체주 투심 회복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로이터


미·중 관세 갈등은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현재 중국산 수입 제품에 대해 145%의 관세를 부과, 협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낮출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중국과도 특별한 협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진핑 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과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기준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약 65억달러(약 9조3002억원)로 집계돼 업황 회복 기대를 키우고 있다. 마승현 삼성자산운용 ETF 운용매니저는 "AI 반도체는 지속해서 수요가 발생해 한국 반도체 장비주들 전망도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최근 JEDEC(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는 HBM4 표준을 공개했다. JEDEC은 글로벌 반도체·테크 기업이 구성한 단체로 메모리 등 반도체 전반의 표준 규격을 만든다. 이 표준은 반도체 설계·제작 때 일종의 지침서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는 표준 발표보다 한 달 앞서 제품을 개발, 삼성전자도 연내 표준에 부합하는 HBM4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미중 관세 갈등이 반도체 섹터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메모리 반도체 3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양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AI 반도체 관련주의 긍정적 모멘텀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