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후폭풍 본격화… 현대차·기아, 결국 '가격 인상' 나서나
무뇨스는 부인했지만… 보류한 가격인상 카드 2분기 기점 본격화 시각
판매량 감소 우려 속 현지 공장 증설 투자 등에 자금 부담 2중고 전망
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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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 우려가 짙었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 1분기(1~3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선방했지만 관세 부과 여파가 본격화될 2분기(4~6월)에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기아는 비용 증가 우려에도 현지화 전략 등을 통해 당분간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보유 재고 물량이 소진되면 결국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자동차 관세 인상으로 국내 자동차 수출물량 및 관련 기업들의 이익규모 대폭 축소가 본격화될 2분기부터 비용 증가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연결기준 3조6336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달성해 전년대비 2.1% 증가했고 매출은 역대 최대이자 전년대비 9.2% 뛴 44조4078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인센티브 증가 및 투자 확대 추세 속에서도 우호적인 환율 효과 등을 통해 8.2%를 찍었다.
기아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연결기준 경영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전년대비 12.2% 감소한 3조8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매출은 6.9% 오른 28조175억원을 기록해 역대 분기 최대 매출 신기록을 썼다.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10.7%다.
현대차·기아가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도 1분기 호실적을 거두며 탄탄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지만 2분기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증가 여파에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현대차·기아도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등 통상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실물 경제 침체 가능성 등이 앞으로 경영 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각 나라의 무역 갈등 심화 등 여러 대외 변수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대차·기아에서는 역대급 악재를 앞두고 경영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대응 전략을 세웠다. 현대차는 전사 TFT(태스크포스팀)를 출범시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득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불필요한 비용 절감과 함께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과 북미 생산 거점 조정을 병행하며 유연한 사업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기아는 수요에 기반한 유연 생산 운영을 통해 적정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최적의 인센티브 운영 전략을 펼쳐 수익성과 고객가치 중심의 사업 운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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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가 위기 대응 전력을 세웠지만 당장 수익성 하락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관세 부과 물량을 줄이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된 HMGMA(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증설을 통한 현지 생산능력을 기존 70만대에서 120만대로 늘릴 예정이지만 당장 대응은 불가능하다.
장관급 정부 대표단이 미국 정부와 협상에 나섰지만 대통령이 부재인 상황이라 협상력은 약할 수밖에 없다. 조기 대선 정국이 끝나는 6월4일 이후부터 한·미 정상회담 등을 추진할 수 있어 정부의 협상 지위가 격상되기 때문이다.
5월 이후부터는 가격 인상도 불가피해 보인다는 시각이다. 미국 현지서 보유한 전체 재고 물량이 2~3개월치에 달해 당분간 버틸 수 있지만 모델별 보유 재고는 다르기 때문에 인기 모델이 빨리 소진되면 단계적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시각이다.
앞세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당분간 안정적으로 차 가격을 유지하겠다"고 말하며 인상 여지를 남겼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도 비슷한 시각이다. 그는 최근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본격적인 관세 영향 시점을 5월로 예측했다. 김 전무는 "세계적으로 2개월 치 재고를 보유 중이고 관세 영향은 5월부터 있을 것"이라며 "관세 영향에 대한 (정확한)연간 경영 전략은 상반기 실적 발표 때 공유드릴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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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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