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해주] 일라이릴리, 호실적에도 11% 뚝… 해답은 '꿈의 비만약'
올해 EPS 전망 하향 영향… 젭바운드 PBM 제외
염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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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해주]는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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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비만치료제 개발로 주목 받아온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11% 급락했다. 일회성 비용과 투자 손실 등으로 올해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했기 때문이다.
1일(이하 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일라이릴리는 전 거래일 대비 104.85달러(11.66%) 하락한 794.10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일라이릴리 주가는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47% 올랐지만 정작 실적 발표 후 주가는 급락했다.
이날 일라이릴리가 밝힌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127억285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였던 126억7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34달러로 시장 전망치 3.10달러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27억593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주사형 비만치료제인 젭바운드와 당뇨병 치료제인 먼자로 판매량이 크게 성장하며 1분기 매출 절반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젭바운드는 처방 건수가 경쟁사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호실적에도 주가가 급락한 것은 올해 EPS 전망치를 기존 22.50~24달러에서 20.78~22.28달러로 낮췄기 때문이다. 일라이릴리는 인수 합병과 연구 개발 관련 비용 증가 예상치를 반영해 올해 EPS 전망을 조정했다.
미국 최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CVS헬스가 오는 7월부터 젭바운드를 보험 적용 목록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소식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젭바운드가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시장 접근성이 제한되며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CVS가 경쟁사인 노보노디스크의 주사형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보험 급여에서 유지하기로 하며 일라이릴리의 시장 점유율 하락 우려를 가중한다.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미국 관세 정책도 일라이릴리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바이오와 의약 업종에 대해서도 고관세가 부과된다면 일라이릴리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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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우려 속 전문가들은 향후 일라이릴리 주가 방향은 최근 글로벌 제약 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먹는 비만치료제'에 있다고 본다. 일라이릴리는 최근 먹는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의 허가를 신청한다고 밝히며 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오포글리프론은 앞서 진행된 임상 3상 시험 'ACHIEVE-1'에서 최고용량 36mg 40주 투여 이후 당화혈색소를 평균 1.3~1.6% 낮췄고 체중 또한 평균 7.9% 감소시키는 결과를 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일라이릴리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먹는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급성장하는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경구용인 먹는 비만치료제까지 등장한다면 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89억달러에서 2030년 540억달러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일라이릴리가 경쟁사들을 제치고 먹는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점한다면 제약 시장에 일라이릴리가 미칠 영향은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일라이릴리의 올포글리프론이 제 3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 것은 경쟁 업체인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를 억누른 바 있다"며 "일라이릴리의 영업이익률은 37.8%로 비교 기업 중 가장 높고 ROE도 안정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포글리프론 임상 데이터 공개 후 일라이릴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시장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며 "2025년은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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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