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테크에서 '큰손' 개인 주주가 주가 고점 무렵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급등한 시공테크에서 '큰손' 개인 주주가 주가 고점 무렵 보유 지분을 전량 매도하고 조용히 빠져나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임기석 씨는 시공테크 주식을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나눠 매도했다. 매도 단가는 9200원에서 1만원대 초반 사이로 총 130만여 주를 처분하면서 약 125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매도로 임씨는 6.49%의 지분을 전량 정리했다.

실제 매도는 4월 말에 모두 끝났지만 관련 공시는 열흘이 지난 이날 오전 올라왔다. 전날 시공테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0% 가까이 급락하며 7940원에 마감됐다.


앞서 임 씨는 주가가 급등하자 4월 17일 첫 장내매도를 시작했다. 이후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4월 21일과 22일에도 매도를 이어갔고, 24일에는 일시적 반등 국면에서 추가로 물량을 내놨다. 25일에는 하락세가 본격화된 가운데도 상당량을 팔았으며 마지막인 4월 28일에는 주가가 다시 9500원을 회복하자 잔여 지분 전량을 매도하며 시장을 떠났다. 결과적으로 급등 구간을 철저히 활용한 정교한 분할 매도였다.

시공테크는 4월 초만 해도 37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한덕수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는 보름 만에 1만원에 육박할 만큼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임 씨는 사실상 '고점 탈출'에 성공했고 뒤따라 진입한 일반 투자자들만 하락장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 급등기에 주요 주주가 지분을 전량 매도했는데 이 사실은 10일이 지난 뒤에야 공시됐다"며 "정보 비대칭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방치하는 공시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또다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공테크의 최대주주는 박기석 이사회 의장으로 4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에는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치 테마주 급등기마다 반복되는 '고점 털기'와 늦장 공시 문제는 여전히 투자자들을 위협하고 있다.